
손 마사요시(한국명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20일 미국 반도체 설계업체 ‘암페어 컴퓨팅’(이하 암페어)을 65억 달러(약 9조5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소프트뱅크는 영국 반도체 설계 대기업 ‘Arm’에 이어 최첨단 반도체 관련 기업을 산하에 추가하게 됐다.
소프트뱅크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자회사인 ‘실버밴즈 6’를 통해 암페어의 모든 주식을 취득하게 되며, 거래는 2025년 하반기에 완료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소프트뱅크는 “거래 결과 암페어는 간접적 완전 자회사가 된다”고 명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암페어 주식은 현재 미국 사모펀드 칼라일 그룹이 59.65%,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이 32.27%,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 계열사가 8.08%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인텔 출신인 르네 제임스가 2017년 설립한 암페어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본사를 둔 반도체 설계업체로, 1000명의 엔지니어를 두고 있다. 암페어는 대규모 데이터 처리와 AI 분야에 강점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암페어는 Arm의 설계 역량을 보완하는 형태로 데이터센터 설비용 반도체를 개발하여 관련 데이터 등을 파운드리(수탁생산) 기업 등에 제공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2016년 Arm을 약 3조3000억엔(약 32조4000억원)에 인수해 2023년 9월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시켰다. 현재도 주식의 약 90%를 보유하고 있으며, Arm을 AI 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손 회장은 별도 성명을 통해 “AI의 미래는 획기적인 컴퓨팅 파워를 필요로 한다. 반도체와 고성능 컴퓨팅 분야에서 암페어의 전문성은 이 비전을 가속화하고 미국에서 AI 혁신에 대한 우리의 헌신을 더욱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암페어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제임스는 “AI 발전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는 소프트뱅크 그룹에 합류해 선도적인 기술 기업 포트폴리오와 협력하게 돼 기쁘다. 고성능 Arm 프로세서와 AI를 위한 로드맵을 추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소프트뱅크는 올해 1월 미국 오픈AI, 오라클과 함께 미국 내 데이터 센터 설립을 위한 합작회사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공개하고, 향후 4년간 최대 5000억 달러(약 729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전역에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고, 전력 수요를 충당하는 발전 시설도 함께 설치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일본에서 오픈AI와 공동 출자 회사를 설립해 생성형 AI를 개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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