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대규모 손실 사태 이후 위축됐던 ELS 시장이 증시 회복에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증권사 자금 조달에도 긍정적일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9일까지 ELS 발행 상위 10개 증권사의 ELS 발행금액은 4조25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10% 증가했다.
지난해 초만 해도 홍콩H지수와 연계된 ELS의 대규모 손실 사태가 발생하면서 ELS 시장이 위축됐다. 2023년 같은 기간 10개 증권사의 발행 규모는 5조4967억원이었다. 아직 당시 수준만큼 회복되진 못했으나 지난해보다는 얼어붙은 투자심리가 녹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유로스톡스5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가 가장 많이 발행됐다. 올 들어 2조7204억원이 발행돼 전체 규모의 26%를 차지했다.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의 경우 전년 동기 2억원 발행에 그쳤지만 올해는 2780억원이 발행됐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역시 올해 발행 규모가 늘었지만 발행 비중은 두 번째로 밀려났다.
지난해 글로벌 자금을 빨아들인 미국 증시는 올해 하락세를 보이는 반면 미국을 제외한 국가들의 증시는 상승세다. 유로스톡스50 지수는 올해 12.49% 상승했고 홍콩H지수도 24% 넘게 올랐다. S&P500은 3.51% 떨어졌다.
ELS는 증권사의 주요 자금 조달 수단이자 수익원 역할을 한다. 증권사의 자금 조달은 예수부채와 차입부채로 나뉘는데 국내 증권사의 차입부채 중 파생결합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19.27%였다. 2023년 22.60%, 2022년 26.99%에서 점차 줄어들었다.
증권사들은 ELS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으로 기업여신을 확대하고 채권을 인수한다. 투자자들은 조기상환을 받고 그 돈을 다른 ELS에 재투자하면서 자금조달의 선순환 구조가 이어진다. 이 때문에 ELS 시장이 위축되면 자금 조달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다만 조기상환 규모는 아직 회복되지 못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ELS 조기상환은 2023년 월평균 3조1000억원, 2024년 2조원 대비 크게 감소한 수준으로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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