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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찬 칼럼] 양회 핵심 키워드로 본 향후 중국 경제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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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찬 (사)중국경영연구소장/용인대 중국학과 교수
입력 2025-03-22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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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찬 사중국경영연구소용인대 중국학과
[박승찬 (사)중국경영연구소장/용인대 중국학과 교수]

올해 중국정치·경제·대외관계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양회가 지난 11일 폐막되었다. 특히, 내수 경기침체와 트럼프 2기 출범과 함께 더욱 커져가는 대외환경의 불확실성을 중국이 어떻게 극복하며 5% 내외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를 두고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완화된 통화정책을 통해 실현가능하다는 의견과 미중간 관세전쟁으로 인해 수출이 25-30% 감소할 경우 경제성장에 부담에 될 수 있다는 반대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올해 중국대학 졸업자 수가 처음으로 1,200만 명이 넘는 상황에서 중국정부는 반드시 5% 내외 성장률을 방어해야 하는 입장이다. 청년 취업률은 공산당 리더십의 바로미터이고 경제성장은 체제유지의 가장 근본이기 때문이다.

양회의 핵심 내용은 크게 ‘소비진작’과 ‘미래산업 육성, ‘기술자립’으로 집약된다. 양회에서 경제성장과 경제체질 개선을 위한 다양한 정책과 키워드가 등장하며 시장은 이미 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리창 총리의 전인대 정부업무보고에서 처음 등장한 핵심 키워드를 통해 향후 중국경제와 시장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

첫째, ‘지표성 개혁조치(地标性改革举措)’를 통한 지속적인 중국경제 발전과 시장주체의 활성화이다. 지표성 개혁조치 가속화가 올해 10대 중점업무에 포함되면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작년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지표성 개혁조치의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2025년 경제의 핵심방향이라고 이미 강조한 바 있다. ‘지표성 개혁조치’는 중국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정부가 제시한 중대 개혁조치나 중장기 핵심 발전전략을 진행함과 동시에 기업들의 자율성 부여와 관련 규제개혁을 통해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겠다는 의미다. 지표성 개혁조치의 구체적인 영역과 중점내용은 크게 시장주체의 활성화, 전국 통일대시장 건설, 재정·세수제도 개혁으로 요약된다. 시장주체 활성화는 국영경제의 구조조정, 민영경제 촉진과 비즈니스 환경 최적화를 통해 침체된 경기를 회복하겠다는 의미다. 비록 양회에서 ‘민영경제촉진법’이 통과되지 못했지만 4월 혹은 6월 전인대 상무위원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중국기업의 92%, 고용 창출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민영경제 발전에 있어 민영경제촉진법이 가지는 의미는 매우 크다. 전국 통일대시장 건설은 전국적으로 통일된 시장제도 및 규칙을 확립한다는 것으로 재산권 보호, 시장진입 및 공평한 경쟁, 사회신용제도의 완비를 의미한다. 기존에 팽배했던 지방보호주의를 타파하고, 시장진입 네거티브 리스트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3중전회에서 언급된 소비세 개혁도 여기에 해당된다. 소비세를 점진적으로 지방정부로 이전해 지방재정 위기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소비세는 부가가치세·기업소득세·개인소득세와 함께 중국의 4대 세금으로 지방정부 부채해결에 어느 정도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둘째, ‘실버경제(银发经济)’와 ‘경전산업(经典产业)’, ‘신형이안무역(新型离岸贸易)’을 통한 내수시장 확대와 산업경쟁력 제고이다. ‘실버경제’는 중국의 급격한 노령화로 급성장하고 있는 시장으로 정부업무보고에서 처음 등장하면서 향후 실버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2024년 60세 이상 인구가 처음으로 3억 명을 돌파했고,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억 2,023만 명으로 전체 중국 인구의 15.6%를 차지한다.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2035년 중국 실버경제 산업규모가 GDP의 10%인 30조 위안(약 6천 조원)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실버경제 관련 중국기업들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작년 한 해만 약 8만 2,400여 개 기업이 생겨났고, 올해도 2월까지 6천 여개 기업이 생겨나 현재 중국 내 약 50만 3천 개의 실버경제 관련 기업이 활동하고 있다. ‘경전산업’도 처음 등장한 용어로 경전은 중국어에서 ‘고전(古典)’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경전산업 확대의 의미는 차잎·비단·목각·중의약·도자기·나무뿌리조각 등 중국 전통적·문화적 소재의 작품에 고품질의 제조 역량을 가미시켜 고급화·브랜드화·명품화해 산업규모를 키운다는 것이다. ‘신형역외무역(新型离岸贸易)’이란 녹색무역, 디지털무역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영역을 저비용·고효율의 무역방식으로 전환해 경제성장을 견인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기존 국경간 전자상거래, 역외무역과 서비스를 융합한 새로운 해외무역 방식으로 무역을 활성화 하겠다는 의미다.

셋째, ‘가젤기업(瞪羚企业)’, ‘인내자본(耐心资本)’을 통한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 활성화이다. 양회기간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1조 위안(약 200조 원) 규모의 국가창업투자유도펀드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유도 펀드를 통해 과학기술 성과의 산업화를 확대하고, 해외유학파들이 쉽게 중국에서 창업할 수 있도록 자금융자의 문턱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가젤기업은 기술혁신 역량과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으로 빨리 달리면서 높은 점프력을 갖고 있는 영양류인 가젤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2003년 베이징 중관촌에서 ‘가젤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했고, 점차 지방 하이테크 산업단지에서 사용되면서 시장에서는 널리 알려진 용어다. 그러나 정부업무보고에서 ‘기술혁신형 기업을 단계적으로 육성하고, 전문적이고 특화된 가젤기업의 발전과 성장을 촉진해야 한다’고 언급되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커져가고 있다. 반도체·신소재·신에너지·AI 등 분야의 가젤기업 육성을 통해 제2, 제3의 딥시크를 만들겠다는 의도다. 가젤기업 인정기준과 조건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고, 유형도 업종별, 사업특성에 따라 생태형·플랫폼형·솔루션형·제품형 가젤기업으로 세분화해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혁신성장 동력 확보와 벤처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인내자본 육성’은 2024년 4월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처음 언급되었고, 올해 양회에서 공식화되었다. 인내자본은 단기적인 이익관점이 아니라 기술혁신과 비즈니스 모델 등 중장기 성장 가능성을 보고 벤처자금을 투자한다는 의미다. 스타트업·강소기업과 과학기술형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이를 위해 벤처캐피털 활성화, 기관 펀드 마련, 외국인투자 유치를 확대한다는 것이다. 인내자본 확대는 결국 첨단 스타트업 확대와 청년 실업률 해소의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양회의 정책방향에 따라 중국산업과 시장이 급변할 것이다. 중국사업은 공산당이 지향하는 방향과 목표점을 이해하고, 그 추세와 트렌드에 올라타야 성공할 수 있다. 그리고 주연과 조연의 역할을 전략적 관점에서 선택해야 한다.



필자 이력

중국 칭화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대한민국 주중국 대사관에서 경제통상전문관을 역임했다. 미국 듀크대(2010년)와 미주리 주립대학(2023년) 방문학자로 미·중 기술패권을 연구했다. 현재 사단법인 한중연합회 회장, 산하 중국경영연구소 소장, 용인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더차이나> <딥차이나> <미중패권전쟁에 맞서는 대한민국 미래지도, 국익의 길> <알테쉬톡의 공습>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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