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20일부터 이날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중국 최대 가전 전시회 'AWE(Appliance & Electronics World Expo) 2025'에 참가했다.
이번 행사에는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과 조주완 LG전자 대표도 방문했다. 두 수장이 이 전시회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북미와 유럽 등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성과를 내고 있지만, 중국 시장에서는 내수 소비를 담당하고 있는 현지 업체들에게 밀려 저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현지 트렌드 분석 차원으로 CEO가 직접 방문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출하량 기준 중국 TV 브랜드인 TCL, 하이센스, 샤오미의 합산 점유율은 31.3%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점유율 28.4%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조주완 대표는 지난 1월 'CES 2025'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중국의 위협에 대해 인식하는 단계였다면 이제부터는 실제 대응을 위한 실행 단계로 옮겨야 할 때가 왔다"고 밝힌 바 있다.
양지원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출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며 "기존 생산 네트워크를 점검하며 관세 영향을 최소화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트럼프 대통령이 타깃관세 대상으로 직접 언급한 품목들도 수출 전망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이에 현대자동차는 중국 시장에서 전기차 특화 모델을 출시해 수익성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는 제57기 현대차 정기주주총회에서 "미국, 유럽, 중동,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전동화와 맞춤형 모델 도입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중 패권 전쟁으로 양국의 눈치를 보고 있는 반도체 기업들도 중국 시장 점검에 나서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3~2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발전포럼(CDF)'에 참가한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는 2년 연속 참석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최근 열린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이후 중국 경제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불황 극복을 위해 CEO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계속해서 활로를 찾고 있는 모습"이라며 "산업의 관점에서만 본다면 현재는 ('친미'보다) '친중' 정책이 우리 기업에게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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