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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주주 주머니 털기냐"… 잇단 대규모 유증에 '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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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영 기자
입력 2025-03-24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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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분가치 희석 우려에 공시후 주가급락

  • "자금여력 있는데도 손쉬운 방식 택해"

 

삼성SD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대규모 유상증자가 이어지면서 개인투자자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유상증자에 따른 지분 가치 희석 우려로 주가가 급락하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도 손쉬운 자금 조달 방식을 택한 데 대해 물음표를 띄우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 20일 3조6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다고 공시한 이튿날 주가는 13.02% 급락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은 국내 역대 최대 규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시설자금 1조2000억원, 타법인 지분 취득자금 2조4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발행 예정가액은 60만5000원으로, 예상 발행가 기준 주주 가치 희석률은 약 13.05%에 달한다.

지난 14일 삼성SDI도 시설투자 자금 확충을 위해 2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개장 전 공시했다. 삼성SDI도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날 삼성SDI 주가는 6.18% 급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는 등 투자심리가 악화됐다.

앞서 2023년에도 CJ CGV와 SK이노베이션이 고금리 장기화에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자 주가가 급락했다. 특히 이들 기업은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채무 상환에 쓰겠다고 밝히면서 더욱 비판을 받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삼성SDI는 회사채 발행이나 금융권 차입 등 이자를 부담하는 방식 대신 주식시장에서 기존 주주 지분을 희석하는 손쉬운 방식을 택했다는 점에서 주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신용등급은 AA-(안정적), 삼성SDI는 AA0(안정적)로 양호하다.

지난 1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삼성SDI 측은 "최근 차입금 증가가 많았고 올해와 내년에도 증가할 예정"이라며 "재무구조 악화 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금리도 더 높아질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증자를 우선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등 기타 보유자산 매각과 회사채 발행을 통한 추가 재원 확보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에선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증권, LS증권, 키움증권 등 증권사 5곳은 삼성SDI 유상증자 결정 이후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보유 중인 매각 가능 자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자본 펀딩 방식을 취한 점은 주식 투자자 관점에서 아쉬운 부분"이라며 "희석 영향에 더해 설비투자(CAPEX) 자금 조달 방식 선택에 따라 이번 유증은 당분간 주가에 하방 위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해서도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 당위성은 공감하나 자금 조달 방식은 아쉽다"며 "향후 5년간 CAPEX는 2025년 연결 영업이익(3조5000억원)과 이후 꾸준한 이익에서 충분히 조달 가능해 보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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