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스타힐스5차 - 분양광고 : 최세나요청 2025-03-19

[ASIA Biz] 리카싱·TSMC·틱톡: 트럼프 위협에 대응하는 법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베이징=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5-03-25 06: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기업이익 최우선" 리카싱의 파나마 항구 매각

  • 中에선 '국익을 해쳤다' 비판 세례도

  • 대만의 '호국신산' TSMC는 美 타협을

  • 中정부 등에 업은 틱톡은 '맞서 싸우기'

홍콩 재벌 리카싱 [사진=AP연합뉴스]
홍콩 재벌 리카싱 [사진=AP·연합뉴스]

홍콩의 리카싱은 비즈니스 이익을, 대만의 TSMC는 타협을, 중국의 틱톡은 애국을 택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위협에 맞닥뜨린 세 중화권 기업의 서로 다른 대응법이다. 이는  '트럼프 리스크'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각 기업의 생존과 발전이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뿐만 아니라, 국가의 힘과 국제 지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이익 최우선" 리카싱의 파나마 항구 매각

홍콩 최고 재벌 리카싱 회장이 이끄는 청쿵허치슨(CK허치슨)그룹은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해상 물류의 핵심 통로인 파나마 운하의 '탈환'을 공언하자, 사업 수완을 발휘해 ‘골칫덩어리’가 된 파나마 항구 운영에서 손을 털고 짭짤한 실익도 챙길 수 있게 됐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리카싱 회장이 “참깨는 잃었지만 수박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중국 속담엔 참깨를 줍고 수박을 잃는다는 말이 있다. 작은 걸 구하려다 되레 큰 걸 놓친다는 말인데, 리카싱은 큰 걸 위해서 작은 걸 버렸다는 뜻이다. 

CK허치슨은 이달 초 중국 본토와 홍콩 지역을 제외한 전 세계 23개국의 43개 항만 사업 부문을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이끄는 컨소시엄에 142억 달러(약 20조7700억원)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파나마 운하에 보유한 항만 2개도 포함됐다. 주주대출금까지 회수하면 이번 거래로 CK허치슨은 190억 달러를 챙길 수 있게 됐다. CK허치슨의 해외 항만 사업은 그동안 부채를 제외한 평가액이 약 105억 달러였다.

CK허치슨으로선 트럼프 리스크가 커진 가운데 손실을 피하기 위해 기업 이익을 최우선 순위로 삼은 것이다. 파나마 항구뿐만 아니라 나머지 해외에 있는 항구도 향후 복잡해질 지정학적 갈등을 고려해 미리 내다 팔아 정치적 부담도 덜 수 있게 됐다. 새로 마련한 현금으로 새로운 투자처도 물색한다는 계획이다.

게다가 최근 해외 항구 수익률도 저조했는데, 때마침 트럼프 행정부가 파나마 운하 탈환을 위협하자 적절한 타이밍에 매각해 남는 장사를 할 수 있었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이번에 CK허치슨이 매각한 해외 항구 자산 수익률은 5%도 채 안 된다. 중국 선전 항구나 홍콩 항구 연간 수익률이 9% 이상 안정적인 것과 비교된다.

中에선 '국익을 해쳤다' 비판 세례도

차이신은 "이번 거래가 좋은 가격에 성사될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거래 당사자가 모두 국제 지정학적 관계 변화를 이해하고 비즈니스 관점에서 적극 조치를 취해 두 달 만에 효율적으로 거래를 완료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로써 또 한 번 리카싱 회장의 뛰어난 장사 수완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로 거래가 성사된 3월 4일 직후 이틀에 걸쳐 홍콩거래소에서 CK허치슨 주가는 30% 이상 뛰었다.

하지만 CK허치슨의 파나마 항구 운영 매각에 중국 내에선 곧바로 “국익을 팔아먹었다”는 비난 세례가 쏟아졌다. CK허치슨이 “순수한 비즈니스 거래”라고 밝혔음에도, CK허치슨이 트럼프 압력 속에 중국 정부와 제대로 소통도 하지 않은 채 파나마 운하 항구를 팔아넘겼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미국이 사실상 파나마 운하를 장악해 전 세계 주요 해상 항로에서 중국을 견제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홍콩의 친중 성향 매체 대공보가 포문을 열었다. 대공보는 연일 논평을 게재해 CK허치슨이 파나마 운하 항구 운영권을 판 것은 “전체 중국인을 배신하고 팔아넘긴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특히 파나마 운하 항구 운영권이 미국에 넘어감으로써 중국의 향후 국제 조선·해운·무역은 물론 대외 확장 정책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목소리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그간 이 사안에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던 중국 당국이 최근 대놓고 불만을 표출하면서 당국이 거래를 무산시키거나 더 나은 조건으로 협상하도록 CK허치슨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지만,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CK허치슨은 블랙록과 우선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본계약 체결은 4월 2일로 예정돼 있다. 본계약 체결 후 CK허치슨 주주들과 파나마 정부 등의 승인 절차도 남아있는 상태다. 
 
TSMC[사진=로이터연합뉴스]
TSMC[사진=로이터·연합뉴스]

TSMC의 '타협'···틱톡의 '맞서 싸우기'

반면, 대만 반도체의 상징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가 최근 미국 내 반도체 공장에 1000억 달러 이상을 추가 투자하기로 한 결정은 트럼프 압박에 못 이겨 미국과 사실상 '타협'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인건비와 물류비가 비싼 미국에서 3교대 근무로 반도체 공장을 돌려 수익을 내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TSMC가 미국에 거액을 투자하기로 한 것은 미국이 TSMC의 중요한 시장이기도 하지만, 대만 정부 대신 기업이 나서서 트럼프발 관세 압박을 완화하고, 중국의 안보 위협에 맞서 미국에 안보를 요청하기 위해 내린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TSMC는 대만에서 ‘호국신산(護國神山, 나라를 수호하는 성스러운 산)’으로 불린다. TSMC가 반도체 경쟁력을 기반으로 대만의 경제와 국가 안보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틱톡
틱톡

반면 중국계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Tiktok)이 선택한 것은 '애국'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금지령에 맞서 싸우기로 한 것.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틱톡의 미국 내 사업을 중국 기업이 아닌 미국 자본이 지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지분을 내놓으라고 압박해 왔다.

이에 맞서 틱톡은 미국 정부가 관련 행정 명령을 위반했다며 수차례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합법적인 권리와 이익을 위해 싸워왔다. 특히 중국 정부도 직접 나서서 틱톡의 미국 매각을 반대한다며 미국의 압력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틱톡을 통해 트럼프의 부당한 압력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중국 기업에 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