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 4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을 비롯한 주요 금융지주가 일제히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주요 현안을 처리한다. 주주환원과 직결되는 배당 정책은 물론 대표이사 등 경영진 연임 여부, 새로운 사외이사 진용 구축 등 변화가 예상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25일 주요 금융사 중 가장 먼저 올해 정기주총을 개최한다. 다음 날엔 KB·신한·우리·기업·BNK·DGB금융과 카카오뱅크 등이 예정돼 있고, 27일엔 JB금융이 잇달아 정기주총을 연다.
올해 주총에서 최대 관심사는 단연 배당 정책이다. 특히 우리금융은 은행 계열사를 둔 금융지주 중 최초로 비과세 배당을 도입하기 위한 안건을 상정한다. 구체적으로 자본잉여금 약 3조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이익잉여금을 비과세 배당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자본잉여금은 자본거래로 인해 발생한 잉여금을 뜻하는데, 주식발행초과금처럼 주주가 증자에 참여해 내놓은 출자금이 해당한다. 사실상 주주에게 받은 자금을 반환해 주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개인주주는 기존과 달리 배당금에 대한 배당소득세 15.4%를 내지 않고 전액을 받을 수 있다.
BNK금융도 배당 정책 변화를 위한 정관 변경에 나선다. 현재 중간배당과 결산배당으로 연 2회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이를 분기배당으로 바꿔 연 4회로 횟수를 늘리겠다는 게 핵심이다. 분기배당은 주주가 분기마다 배당금을 재투자 등에 활용할 수 있어 더 확대된 주주환원책으로 꼽힌다. 지방에 본사를 둔 금융지주 중 분기배당을 도입하는 건 JB금융 이후 두 번째다.
이와 함께 임기 만료를 앞둔 경영진에 대한 재선임 여부도 안건에 오르며 관심을 끌고 있다. 대표적으로 하나금융은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함영주 회장 재선임 안건을 의결하는데, 앞서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함 회장 연임에 반대하는 의견을 내놓으며 주목받았다.
다만 예탁결제원이 외국인 주주를 대상으로 진행한 사전 투표에서 전체 외국인 주주 의결권 중 약 63.7%인 1억2360만주를 찬성표로 확보하며 연임 안건 통과는 무난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또 카카오뱅크도 이번 주총에서 윤호영 대표 재선임 안건을 올리며 윤 대표가 5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금융지주들은 사외이사를 대폭 교체하며 새 진용 꾸리기에도 나선다. 4대 금융은 임기 만료를 앞둔 사외이사 23명 중 총 9명을 교체한다. 그 가운데 우리금융이 전체 사외이사 7명 중 4명을 바꾸며 가장 큰 폭의 변화가 예정돼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주들은 각 분야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해 전문성과 내부통제 강화를 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 정책에 발맞춰 배당 정책도 강화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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