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국회를 통과한 국민연금 모수개혁안에 대해 "거부권(대통령 재의요구권) 행사 후 다시 논의해야 한다. 거부권은 이럴 때 쓰는 것"이라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한 전 대표는 23일 오전 페이스북에서 "18년 만에 어렵게 합의했으니 청년 세대가 독박 쓰고 넘어가야 하는가. 18년간 못한 것, 18년 3개월 만에 제대로 하면 안 되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청년 세대에 독박 씌우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이대로 확정지어서는 안 된다"며 "구조개혁 논의도 지금의 혼미한 정치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국회 통과 개정안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민주노총과 '86세대'를 위해 챙길 것을 다 챙기고 나머지는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로 넘겼다. 챙길 것 다 챙긴 민주당이 추가적인 구조개혁에 제대로 임할 턱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연금개혁안 통과에 대해 호평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해선 "자화자찬하기 바쁜데, 부끄럽지 않느냐"고 했고, 홍준표 대구시장을 향해선 "엉터리 자화자찬에 부화뇌동해서 '청년들이 반대한다고 덩달아 반대한다, 뭘 알고 그런 말을 하는지 안타깝다'는 홍 시장이야 말로 안타깝다"고 싸잡아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국민연금법을 고치는 목적은 아주 단순하다"며 "저출산 고령화로 돈을 낼 청년 세대는 줄어들고, 돈을 받을 노년층이 늘어나니 지금보다 돈을 더 내야 국민연금이 파탄나지 않는다. 그러니 '내는 돈(보험료율)'을 늘리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통을 공평하게 분담하기만 한다면 인구구조 변화는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우리가 적응해야 할 현실이니 반대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다만 한 전 대표는 "이번에 통과된 안은 내는 돈뿐 아니라 '받는 돈(소득대체율)'도 올렸다. 심지어 내는 돈은 8년간 천천히, 받는 돈은 즉시 올렸다"며 "돈이 부족해서 개정하는 거라는 원래 목적을 생각해보면 더 받게 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아울러 "바로 연금을 더 받는 86세대는 꿀을 빨고, 올라간 돈을 수십 년 동안 내야 연금을 받는 청년 세대는 독박을 쓰는 것"이라며 "86세대는 청년 세대에 비해 이미 충분히 꿀 빨지 않았는가. 청년 세대에 미안하지도 않느냐"고 쏘아붙였다.
끝으로 그는 "청년 세대를 향해 청년 세대가 이해 못할 대단한 무슨 깊은 뜻이 있는 것처럼 가르치려 들지만, 단언컨대 그런 깊은 뜻 없다"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거부권 행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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