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자2(중국산 애니메이션 영화), 딥시크(중국 AI 스타트업), 유니트리(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항저우 6룡(항저우 소재 하이테크 스타트업 6곳)…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23일 '중국 고위급 발전포럼(CDF)' 개막식에서 올 초부터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중국의 기술 혁신 성과를 일일이 나열하며 중국의 혁신 발전의 새로운 모멘텀에서 글로벌 기업인들이 발전 기회를 잡을 것을 촉구했다.
"5% 성장률 목표...미래 잠재력 자신감"
23일부터 이틀간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열리는 중국 고위급 발전포럼은 전 세계적으로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확대되는 가운데, 중국이 자국 경제 자신감을 적극 내비치며,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에 투자 러브콜을 보내는 자리이다.
리 총리는 이날 약 28분간 이어진 개막식 연설에서 "중국의 과학기술 발전 성과는 중국이 혁신 발전에 장기적으로 집중한 결과"로 "올해 중국이 경제 성장 목표를 5% 남짓으로 설정한 것도 중국 경제 펀더멘털뿐만 아니라 미래 잠재력에 대한 확고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임을 강조했다.
미국 등의 보호무역주의에 맞서 중국 시장의 대외개방 메시지를 적극 강조하며 외국 기업을 적극 지원할 것이란 메시지도 전달했다. 리 총리는 “오늘날 글로벌 경제의 파편화는 불안정과 불확실성을 심화시키고 있다”며 “탈동조와 단절은 위기를 심화시키고, 억압과 억제는 남은 물론 스스로를 해치는 것”이라며 보호무역주의를 맹비판했다. 리 총리는 “전 세계가 약육강식의 정글로 돌아간다면, 그것은 역사의 퇴행이자 인류의 비극이 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그러면서 리 총리는 “중국은 확고부동하게 개방·협력을 추진할 것”이라며 “중국은 마음을 열고 각국 기업을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기업은 중국 발전에 없어서는 안 될 참여자이자 기여자이고, 우리는 더 많은 외국기업이 중국에 투자하고 중국을 더 깊숙이 개발(深耕)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제조업 분야 외자진입 제한 조치 철폐를 시작으로 앞으로는 금융·인터넷·통신·의료·교육 등 분야 개방을 더 확대하고, 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 문제를 적극 해결하는 등 외자기업이 중국시장에 더 깊이 융합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도 약속했다.
트럼프 리스크 속 글로벌기업 '투자 러브콜'

'발전 동력을 통한 세계 경제 안정 성장 추진'을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서 중국은 트럼프발(發) 리스크로 글로벌 환경이 불확실해진 가운데, 중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내보이고 외국인 투자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는 점을 글로벌 기업에 적극 ‘어필’하는 모습이다.
2000년부터 연례 행사로 열린 중국발전포럼은 국무원 산하 싱크탱크 발전연구중심에서 주최하는 행사로, 중국 지도부가 글로벌 기업 수장들과 회의를 갖고 소통 교류하는 자리다. CDF에 따르면 올해 포럼에 초청된 글로벌 기업인만 86명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AMD와 퀄컴, 브로드컴, 시놉시스, 화이자, 페덱스 등 미국 기업뿐만 아니라 메르세데스-벤츠, BMW, 보쉬, 지멘스, 아람코 등의 수장들이 참석했다. 한국 기업인으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3년에 이어 2년 만에 참석했고,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참석했다. 주요 단체인으로는 이시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이 참석한다.
대부분이 중국 사업 비중이 큰 글로벌 기업이다. 트럼프발 관세 전쟁으로 대외 환경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이번 포럼은 중국 현지 정·재계 인사와 네트워크를 쌓고 중국 비즈니스 협력 기회를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포럼 폐막 후 외국기업 총수들을 만나 미·중 지정학적 갈등 속에서도 중국 대외 개방과 외자 유치 확대 의지를 강력히 내비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외자 유치를 관리하는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도 포럼 개막 전부터 올리버 집세 BMW 회장,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 혹 탄 브로드컴 CEO 등을 줄줄이 만나 대외 개방을 확대하고 비즈니스 환경을 최적화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며 지난해 대중국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전년 대비 27.1% 급감했다고 중국 상무부는 발표했다. 올해 1~2월 FDI도 1712억1000만 위안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4% 감소했다. 이에 지난달 중국 정부는 외국인 기업에 대한 규제를 철폐하고 더욱 강도 높은 시장 개방 정책을 발표하는 등 외국인 투자자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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