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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역행' 금감원…오락가락 유증 스탠스에 투자자 '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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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5-03-24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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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가들 "한화에어로, 자금조달 방식 아쉬워"

  • 금감원 긍정발언에 투자자들 "직무유기"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금융감독원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금융감독원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주주 가치를 지키겠다던 금융감독원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이하 한화에어로)의 대규모 유상증자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며 원성을 사고 있다. 감시·규제를 해야 할 금융당국이 오히려 ‘면죄부’를 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한화에어로가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직후 중점심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그런데 이번 유상증자를 심사 시작 전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며 제도 도입 취지 자체를 무색하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9일에도 "삼성SDI 투자 건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최대한 신속히 투자자금 조달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심사를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유상증자 집중심사제도 도입을 결정하면서 ‘주식 가치 희석화 우려’ ‘일반주주 권익훼손 우려’ 등을 배경으로 밝혔다. 새로운 제도가 생긴 만큼 유상증자에 더 엄격해질 것이란 전망이 확산됐다. 앞서 지난해에는 고려아연과 금양, 이수페타시스 등 8개 상장사의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와 관련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으며 그중 고려아연과 금양 등 5곳은 유상증자를 철회하거나 무기한 연기했다. 하지만 이번에 한화에어로와 삼성SDI 유상증자를 심사 전에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에 대해 기업에 따라 잣대가 다르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증권가 안팎에서는 한화에어로와 삼성SDI 유상증자 결정에 대해 투자자금 확보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방식이 아쉽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안유동 교보증권 연구원은 “유례없는 글로벌 재무장 시대에 발 빠른 투자는 필연적”이라면서도 “3~4년에 걸쳐 집행될 필요 자금을 굳이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점에서 아쉬운 결정”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노무라 금융투자 연구원도 “방산 회사로 좋은 신용등급을 갖고 있는데 (주주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한편 금감원이 기업 측 결정을 옹호하자 투자자들은 종목 토론방을 중심으로 날 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한 투자자는 "금감원이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유상증자 긍정 발언은 개미투자자들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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