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ESG기준원이 고려아연 이사회에 대해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특히 기존 이사들이 최윤범 회장의 결정에 제동을 걸지 못하고, 기업가치와 주주권익 훼손에 책임이 있다며 재선임에 모두 반대했다.
21일 한국ESG기준원이 발송한 정기주주총회 의안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이사회는 거수기 역할에 머물렀고, 견제와 감독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보고서는 원아시아파트너스, 이그니오홀딩스 등을 통한 비정상적 투자, 자사주 공개매수 직후의 유상증자 결정, 임시주총에서의 영풍 의결권 제한 시도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후보에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을 나타냈다. 서대원 후보의 재선임에 반대했고, 신규 감사위원 후보인 권순범과 이민호에 대해서도 적격성이 부족하다고 봤다.
이사회 구성의 균형을 위해서는 보다 독립적인 인물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ESG기준원은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추천한 권광석, 김명준, 손호상, 이득홍, 정창화, 천준범 등 6명에 대해 찬성을 권고했다. 최윤범 회장 측 인사 가운데서는 제임스 앤드류 머피와 정다미 후보 2명만 찬성 대상으로 판단했다.
자사주 소각과 관련해서도 한국ESG기준원은 영풍과 MBK의 입장에 손을 들어줬다. 자사주를 우호지분 확보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은 불필요한 논란을 낳는다며, 소각 재원 확보를 위해 2조원 규모의 임의적립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영풍·MBK 관계자는 “최윤범 회장의 전횡 속에서 기존 이사진은 사실상 아무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이번 주총에서 독립성과 견제 기능을 갖춘 이사회 구성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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