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서 지난 2월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에 대한 토허제 해제 후 강남권발 집값 상승 흐름이 과천으로 옮겨붙은 상황에서 강남3구가 다시 규제로 묶이며 이번엔 ‘풍선효과’가 기대되고 있어서다. 토허제 해제 및 재지정 모두 과천 지역 집값 상승의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되면서 향후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일 경우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들어 3월 셋째주까지 과천 아파트 매매가격은 누적 기준으로 2.59%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강남3구에 속하는 서울 송파(3.64%)와 강남(2.85%)에 이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강남발 토허제 해제와 지정이 반복되며 과천 호가도 껑충 뛰고 있다. 과천 대장아파트로 통하는 과천 중앙동 ‘과천푸르지오써밋’ 인근 공인중개업소 A씨는 "강남 집값 상승에 과천으로도 수요가 몰리면서 최근 한달 동안 단지 내 대부분 타입의 호가가 1억원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토허제 재지정 발표로 풍선효과 수혜지역으로 꼽히면서 인기가 많은 타입은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두거나 가격을 높이고 있다. 실제 매물 수는 집계된 수치보다 훨씬 적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과천 부림동의 공인중개사 B씨는 "과천은 재건축과 GTX-C 개발 호재 등으로 꾸준히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았다"며 "올해 공급 물량이 급감하면서 가격 상승 기대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매매 가격과 함께 전셋값도 들썩인다. 아실이 집계한 과천의 전세가격지수는 이달 17일 기준 2주 만에 1.5%가 오르며 같은 기간 서울·경기 통틀어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3기 재건축(주공 4·5·8·9·10단지)이 사업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철거가 이뤄지면서 조합원 및 세입자들의 전세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여기에 서울 전셋값 상승으로 강남에 인접한 과천으로 옮기려는 수요도 겹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과천 부동산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조정대상지역 지정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정대상지역은 3개월간 해당 지역 주택가격상승률이 그 지역이 속하는 시·도 소비자물가상승률의 1.3배를 초과할 때 국토부 장관이 지정할 수 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9일 토허제 확대 지정을 발표하면서 "현재의 주택가격 상승세가 더욱 심화되거나 다른 지역으로 추가 확산될 경우,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를 확대 지정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과천의 월간 주택 가격 상승률은 지난달 0.41%를 기록하면서 2월 경기도 소비자물가상승률(0.3%) 기준치를 넘어섰다. 이달 과천의 주간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첫째 주 0.51%, 둘째 주 0.71%, 셋째 주 0.68%를 기록하며 지난달 상승률을 크게 상회했다.
조정대상지역이 되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최대 50%, 총부채상환비율(DTI)은 50%가 적용돼 총대출 가능 액수가 줄게 된다. 또 2주택 이상 보유 시 취득세가 중과되고 종합부동산세 세율도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과천시가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더라도 규제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윤수민 NH농협 부동산전문위원은 "지금 강남권 주택 시장은 똘똘한 한 채 수요가 많아서 다주택자 대상 규제가 크게 체감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주택담보인정비율이 줄어들면 59타입 등 소형 평수 매수에 제약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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