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승마용으로 활약하다 학대와 방치 끝에 구조된 말 ‘유니콘’이 다시 한국마사회의 품에 안겼다.
한국마사회는 지난 19일, 피학대 말 유니콘을 전북 장수군에 위치한 장수목장으로 옮겨 평생 돌봄 체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유니콘은 2006년 마사회가 독일에서 승용마로 수입한 말로, 이후 민간으로 소유가 넘어간 뒤 2023년 10월 공주시 한 목장에서 벌어진 말 학대 사건의 피해마로 구조된 바 있다.
당시 구조된 말들 중 유니콘은 고령(24세)이라는 이유로 입양처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었지만, 한국마사회는 말의 생애 마지막까지 책임지는 복지 실현을 위해 직접 입양을 결정했다.
유니콘이 한때 머물렀던 장수목장으로 다시 돌아가게 된 결정은, 오랜 세월을 함께한 공간에서 안정을 찾도록 하려는 배려의 일환이었다. 낯선 환경을 반복적으로 전전하던 말에게도 익숙한 곳에서 편안히 숨 쉴 권리가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유니콘은 구조 당시 쇠약한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으나, 경기도 이천의 임시 보호소에서 4개월간 건강을 회복했고, 마사회 입양 결정 이후 본래 지냈던 장수목장으로 이송되며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됐다.
장수목장은 마사회가 운영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말 전문 목장으로, 수의사와 말복지 전문 인력이 상주하고 있어 고령마의 건강 관리와 정서적 안정을 도울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마사회는 유니콘이 이제는 초지 위를 자유롭게 거닐며, 돌봄의 끈을 놓지 않는 새로운 馬生(마생)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마사회 유성언 말등록복지센터장은 “유니콘의 입양은 구조 후 보호가 아닌, 말복지의 장기적 책임을 실천하는 사례”라며 “말이 소유물이 아니라 돌봄과 존중이 필요한 생명체라는 인식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마사회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학대받은 말이나 방치된 말에 대한 구조 및 보호 시스템을 더욱 체계화하고, 나아가 말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선진형 말복지 모델 구축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부산 경주마‘석세스백파’역전 우승

부산 경주마 ‘석세스백파’가 제23회 헤럴드경제배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머리차 승리를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16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이번 경주(G3, 2000m)는 ‘스테이어 시리즈’의 첫 관문으로, 서울과 부경의 장거리 강자들이 대거 출전해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경주 초반 선두를 장악했던 ‘미러클마린’이 직선주로에서 주춤한 틈을 타, ‘석세스백파’와 ‘스피드영’이 막판 추입 경쟁을 벌였고, 결국 ‘석세스백파’가 극적인 역전을 이뤄냈다.
‘석세스백파’는 이번 우승으로 세 번째 대상경주 우승을 기록하며, 지난해 최우수 3세마의 면모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날 경주를 마친 서승운 기수는 “과거 ‘미러클마린’에 기승했던 경험이 있어 선행을 예상했고, 조교사와 사전 계획한 작전이 잘 맞아떨어져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석세스백파’를 오랜만에 다시 타봤는데, 많이 성장한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다음 경주에서 ‘글로벌히트’와 맞붙게 된다면 흥미로운 승부가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이종훈 마주는 같은 날 부경 4경주에서 ‘벌마킹’으로 마주 300승을 달성하며 겹경사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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