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대표는 24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제49기 정기주주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멕시코 공장은 예정대로 추진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앞서 LG이노텍은 지난 2023년 멕시코 산후안델리오 공장 인근에 부지 3만평을 확보해 지난해부터 공장 증설 작업에 들어갔다. 이 곳에서는 북미 완성차 고객에게 공급할 차량용 카메라 모듈 등 전장 부품들을 생산할 예정이다. 하지만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에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히면서 멕시코 공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이에 대해 문 대표는 "멕시코에서 양산하는 제품에 대해서는 고객사가 관세를 물기 때문에 당장의 영향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향후 부품 가격으로 전가될 수 있기 때문에 걱정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장사업 부진에 대해서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전기차와 관련된 파워부품 등은 영향을 받고 있지만, 커넥티비티는 기존 내연기관차에도 똑같이 들어가기 때문에 영향은 적다"며 "전기차 캐즘으로 전장사업의 성장속도가 늦춰진 것으로 보기 때문에 올 연말부터는 본 궤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실제 차량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모듈은 자율주행 등 커넥티드 카의 발전으로 수요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LG이노텍에 따르면 전 세계 차량에 탑재된 AP 모듈은 올해 총 3300만개에서 오는 2030년 1억1300만개로, 매년 22%씩 늘어날 전망이다.
신사업으로 육성 중인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와 유리기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 대표는 "FC-BGA의 경우 PC 부분에서 글로벌 빅테크 중 2개 업체와 양산을 시작했으며, 서버용도 인증을 진행 중"이라며 "내년부터 매출이 본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투자 규모가 많아 손익분기점은 내후년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반도체용 부품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2030년까지 연매출 3조원 이상으로 육성해 반도체용 부품 시장 키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리기판에 대해서는 "유리기판의 기술이 전반적으로 원하는 수준까지 올라오지 않았다"며 "현재는 외주를 이용해서 개발하고 있으며, 장비들이 10월경 들어와 실질적인 자체 기술은 올해 말부터 본격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빅테크 협력업체들과 2027~2028년을 목표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이노텍의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이 중국 경쟁사 참전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수익성이 나빠졌지만 상각전영업이익(에비타·EBITDA)이 악화된 것은 아니다"라며 "중국과 기술 격차가 나는 제품은 국내에서,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제품은 베트남으로 이전해 중국 경쟁사와의 가격 싸움에서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문 대표는 로봇용 부품 등 미래사업의 진행 상황을 묻는 질문에는 "현재 로봇 분야의 글로벌 리딩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유력 기업과의 구체적인 협력 소식 등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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