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천연가스 개발 및 수출 규제 완화를 강조하면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막대한 개발 비용과 물류 부담 등 경제성 문제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방한한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는 25일부터 포스코인터내셔널, SK이노베이션 E&S, GS에너지, 세아제강 등 국내 주요 에너지 기업들과 면담을 진행한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북부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약 1300㎞ 길이의 가스관을 통해 남부 해안으로 운송해 액화한 뒤 수출하기 위한 대형 사업이다. 총투자비는 440억 달러(약 64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현지시간) "한국과 일본이 이 프로젝트에 수조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의 참여를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과 일본의 LNG 시장 점유율은 각각 11.3%, 16.5%로, 두 나라를 합치면 전 세계 시장의 30%를 차지했다.
국내 기업들은 안정적인 LNG 공급망 확보를 위해 신중하게 검토 중이다. 알래스카는 기존 LNG 수출 거점인 미국 걸프만 지역에 비해 인프라가 부족한 데다, 혹독한 기후로 인해 건설 및 운영 비용이 더 높다. 특히 아시아로 LNG를 운송하는 물류 비용은 걸프만보다 30~40% 더 비싸며, 겨울철 건설 비용도 평균보다 20~30%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은 각자의 사업 경험과 역량에 따라 서로 다른 참여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 가스전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LNG 터미널 운영 및 트레이딩 등 밸류체인을 구축한 만큼 사업 참여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SK이노베이션 E&S는 미국 오클라호마 우드포드 가스전 지분 49.9%를 보유하고 있으며, 10년 넘게 미국 내 LNG 사업을 운영해 온 경험을 살려 프로젝트 참여를 검토 중이다. GS에너지는 기존 LNG 사업을 기반으로 해외 사업 확장을 모색하고 있으나, 투자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세아제강은 프로젝트에 필요한 강관을 공급할 역량을 갖추고 있어 간접적인 참여 가능성이 높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정부 차원의 지원 여부에 따라 기업들의 참여 가능성이 달라질 것"이라며 "정책적 협력이 뒷받침될 경우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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