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이날부터 빗썸의 실명계좌 발급 은행은 NH농협은행에서 KB국민은행으로 전환됐다. 빗썸 이용 고객은 KB국민은행 계좌를 통해서만 원화 입출금 거래가 가능하다. 빗썸은 1월부터 계좌 사전 등록을 시작했고, 이달 18일에는 서울 강남의 고객센터에 계좌 개설 창구를 신설하며 실명계좌 이전을 준비해왔다.
이번 제휴가 주목받는 이유는 다소 보수적인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가운데 KB국민은행이 신한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가상자산 실명계좌 시장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실명계좌는 거래소 이용자가 본인 명의의 은행 계좌를 통해 원화를 입출금할 수 있도록 제공되는 핵심 인프라이며, 사업자의 금융 신뢰도와 자금 접근성을 가늠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신한은행도 코빗과 실명계좌를 연동하고 있지만, 해당 거래소의 낮은 시장 점유율로 인해 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반면 KB국민은행은 업계 2위 거래소와 손을 잡으며, 업계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KB국민은행은 가상자산 투자자라는 새로운 고객군을 확보하는 동시에, 비금융 분야로의 외연 확장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실제 KB국민은행의 2월 말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152조5035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615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서는 각각 약 5조원, 1조5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업계에선 이번 변화가 단기간 내 가상자산 거래소 간 점유율 재편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현재 업비트는 케이뱅크와 실명계좌를 연동하고 있으며, 점유율은 약 80%에 가량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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