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덕수 '기각' 결정문...헌법·법률 위반은 인정, 파면할 정도는 아냐
헌법재판소가 24일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에서 기각 판정을 내렸다. 재판관 8명 중 5인(문형배, 이미선, 김형두, 정정미, 김복형)은 기각 의견을, 2인(정형식, 조한창)이 각하 의견을, 1인(정계선)이 인용 의견을 냈다. 판결문의 요지는 한 총리가 헌법·법률을 위반했지만 파면할 정도의 행위를 하진 않았다는 것이다. 우선 기각 결정을 내린 재판관 4인 (문형배, 이미선, 김형두, 정정미)은 탄핵소추 사유 중 특별검사 임명 법률안에 대한 재의요구권 행사 관련, 비상계엄 선포 및 내란행위 관련, 공동 국정운영 관련, 특별검사 후보자 추천 의뢰와 관련해 피청구인(한덕수)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였다고 보지 않았다.
또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공동 국정운영 구상 역시 "여당대표와 공동으로 국정을 운영하였다고 볼 만한 직접적 근거나 사례도 찾을 수 없다"며 헌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정형식, 조한창 재판관은 대통령 권한대행 중인 국무총리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에는 헌법 제65조 제2항 단서에 따른 국회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요구되므로, 탄핵심판 청구는 헌법이 정한 탄핵소추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해 부적법하다며 각하 결정을 내렸다.
반면 정계선 재판관은 탄핵소추 사유 중 특별검사 후보자 추천 의뢰 및 헌법재판관 임명 부작위와 관련하여 피청구인의 헌법과 법률 위반이 인정되고 그 위반의 정도가 피청구인의 파면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로 중대하다며 유일하게 인용 결정을 내렸다.
주주 울리는 '3월'…금양·국보 등 상폐 경고 우수수
‘3월’ 감사보고서 제출 시즌을 맞아 상장폐지(상폐)가 우려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투자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한 기업도 여전히 남아있어 당분간 상폐 우려 기업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양은 지난 21일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외부 감사인 한울회계법인은 의견거절 이유로 “계속 기업으로서 그 존속 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금양은 한때 시가총액 10조원에 육박하던 이차전지 테마 대장주였다. 그러나 업황 악화 등 악재를 거치며 지난해 429억원의 영업손실과 132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는 등 미래가 위태로운 기업이 됐다. 금양의 주주들은 현재 관리종목 지정 해제를 요구하는 내용으로 국민 청원도 진행 중이다.
12월 결산을 하는 기업은 이듬해 3월엔 감사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의견거절 등 이유로 상폐 사유가 발생한다. 의견거절을 받으면 매매가 정지되고 상폐 대상이 되는데, 의견거절을 받으면 15일 내로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이의신청이 없으면 상폐 절차가 진행된다.
코스피 종목 중 국보, 웰바이오텍, 세원이앤씨, 아이에이치큐 등 9개사가 올해 들어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상황이다. 코스닥 종목까지 더하면 30여 개 회사가 감사의견 비적정 등을 이유로 상폐 위기에 몰렸다. 아직 감사보고서가 나오지 않은 기업이 많은 상황으로 상폐 우려 기업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상장 기업들은 주주총회 1주일 전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기한을 넘기면 상폐 위기에 몰릴 수 있는데 삼부토건, 이엔플러스, 일양약품 등 코스피‧코스닥 44개 종목이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 연장 신고서’를 냈다.
中 사재기에 'RTX 4090' 중고가 최고치...'AI 붐'에 밀수도 횡행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제재가 강화되면서 중국 밀수업자들이 국내 유통 그래픽카드(GPU)를 사재기하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내 그래픽 카드 수요자들이 2배 이상의 돈을 내고 제품을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비디아의 신제품 RTX 5090과 RTX 4090을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 중이다. RTX 4090은 신제품 출시에도 불구하고 중고 가격이 출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4일 국내 중고 그래픽카드(GPU)를 중국에 판매하는 업자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현재 중국 내 RTX 4090의 중고 거래가는 한화 약 500만원에 육박한다.
국내에서 중국 밀매업자들이 중고 RTX 4090을 매입하는 가격은 400만원 수준이다. 1년 6개월 정도 사용한 RTX 4090 판매를 시도한 결과, 380만 원에 매입하겠다는 답을 받았다. 2023년 RTX 4090 새 제품을 구매한 가격은 210만원이었다.
2022년 10월 12일 출시된 RTX 4090의 권장소비자가격은 1599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200만원)였다. 같은 해 11월 오픈AI의 챗GPT가 공식 출시되고, 2023년 AI 붐이 일면서 RTX 4090의 중고 가격은 300만 원까지 치솟았다. 특히 바이든 정부가 RTX 4090 출시와 함께 대중국 반도체 수출을 제한하자, 중국 내에서 RTX 4090을 거래하는 암시장이 크게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중고 가격이 300만원까지 올랐던 RTX 4090은 올해 1월 미국 정부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2차 제재와 트럼프 정권 출범 등 현안으로 인해 100만원이 추가 인상됐다. 무엇보다 1월 딥시크의 ‘딥시크 R1’ 출시가 RTX 4090의 중국 내 수요를 더욱 끌어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중국은 AI 학습에 개당 5000만 원 전후의 가격인 GPU H800을 사용해왔으나, RTX 4090이 개조를 통해 H800 수준의 학습용 AI 칩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요가 폭등했다고 밀수업자들은 전한다.
딥시크 R1은 대규모 하드웨어 인프라 없이 소수의 RTX 4090만으로도 효율적인 AI 언어모델을 개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중국 암시장에서 GPU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었다. 엔비디아가 지난 1월 차세대 모델인 RTX 5090을 공개했음에도 구형 모델인 RTX 4090의 가격이 오르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 중국 밀수업자는 “RTX 4090, 5090 등 AI 칩으로 활용 가능한 모델은 중국 내에서 부르는 게 값”이라며 “엔비디아가 중국에 수출하지 않는 모델이기 때문에 주로 한국과 대만을 중심으로 밀수 시장이 크게 형성됐다”고 말했다.
이통3사, 공정위 과징금 1140억원 내도 실적 '함박웃음'
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담합 과징금 1140억원을 부과 받은 가운데, 3사 모두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비용 처리를 완료한 것으로 파악됐다. 각각 수백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비용으로 처리했지만 오히려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증가해 올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24일 이통3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공정위 담합 과징금을 영업외비용으로 회계상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SKT의 경우 영업외비용에서 2023년 5902억원에서 6418억원으로 기존 대비 516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KT는 6872억원에서 7202억원으로 330억원 늘었고, LG유플러스는 4019억원에서 4310억원으로 전년 대비 291억원이 늘었다.
늘어난 비용은 모두 공정위가 부과한 담합에 대한 과징금이다. KT는 사업보고서에 "당기순이익은 영업이익 감소와 공정위 과징금 부과액 330억원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57.8% 감소한 418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 역시 사업보고서를 통해 "과징금 부과금액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공정위 보도 자료에 근거해 약 383억원의 과징금 및 동종공동행위 금지 취지의 시정명령 등이 부과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SKT는 과징금과 관련해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으나, 부과받은 과징금(약 427억원) 이상의 금액이 영업외 비용에 추가돼 있다.
수백억원을 비용 처리했지만 통신 3사 매출은 모두 전년 대비 늘었다. 지난해 SKT의 연결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9% 증가한 17조 940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4.0% 늘어난 1조 8234억원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의 연결 매출액은 전년 대비 1.8% 증가한 14조6252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13.5% 감소한 8631억원을 기록했다. KT는 매출은 전년 대비 0.2% 소폭 증가한 26조4312억원을 기록, 영업이익은 전년 보다 9.8% 증가한 1조8118억원을 기록하며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3사 모두 과징금 추정치를 주총 안건으로 넣었다"면서 "LG유플러스도 앞서 제출한 감사보고서를 다시 제출하면서 영업외 비용이 늘어난 점을 보아 모두 작년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확인했다. 이미 회계상 비용처리로 한 만큼, 올해 실적은 기저효과를 볼 것이다"고 밝혔다.
韓대행, NSC 주재 "안보 상황 그 어느 때보다 엄중"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24일 "안보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며 "철저한 대비 태세를 유지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한 치의 빈틈도 없도록 해 달라"고 강조했다.한 권한대행은 이날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북한은 핵, 미사일 위협을 포함한 군사 도발을 지속하고 있으며 우리 정부와 기업, 그리고 국민을 향한 사이버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대행은 "공고한 한미동맹에 기반해 우방국 및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는 가운데 우리 국민과 국익을 위한 외교정책들이 차질 없이 수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안보정책과 경제정책은 서로 분리될 수 없다"며 "경제가 곧 안보이고, 안보가 곧 경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 시장에서 뛰는 우리 기업들이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고 마음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모든 부처가 한 팀이 되어 긴밀하게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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