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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뷰] 혁신의 별이 남긴 유산, 한종희 부회장을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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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5-03-2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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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AI부 차장 [사진=아주경제DB]


3월 25일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대표이사)의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은 한국을 넘어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다.
 
삼성 TV를 19년 연속 세계 1위로 이끈 그는 단순한 경영자가 아니었다. 기술의 한계를 넘어선 혁신가였고, 사람을 중시한 리더였다. 그의 빈자리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한국 산업 전체에 깊은 공허를 남겼다.
 
1962년생인 한 부회장은 인하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8년 삼성전자에 입사하며 운명적인 여정을 시작했다. 입사 초기부터 TV 개발에 뛰어든 한 부회장은 LCD TV의 성공을 주도하며 삼성을 글로벌 무대에 올려놓았다. 당시만 해도 일본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던 TV 시장에서 그는 기술력과 전략으로 판을 뒤바꿨다. 2017년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으로 승진한 뒤에는 QLED와 마이크로 LED 같은 차세대 기술을 상용화하며 삼성 TV의 독보적 위상을 굳혔다.
 
그의 손끝에서 탄생한 제품은 단순한 전자기기가 아니었다. 그것은 사람들의 일상을 풍요롭게 하고, 세계를 연결하는 창이었다.
 
한 부회장의 진가는 기술을 넘어 사람에 대한 이해에서 빛났다. 2021년 부회장으로 승진한 한 부회장은 DX(디바이스 경험) 부문을 이끌며 스마트폰, TV, 생활가전을 아우르는 통합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고객의 삶을 더 편리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고, 이를 위해 조직 문화를 바꾸는 데도 힘썼다. 직원들은 그를 ‘따뜻한 혁신가’로 기억한다. 권위적인 경영자가 아니라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가는 동료 같은 존재였다.
 
그의 리더십은 숫자로도 증명된다. 삼성전자는 그의 지휘 아래 2023년 매출 300조원을 돌파하며 글로벌 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졌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그는 공급망 위기를 극복하고, 반도체와 모바일 사업의 균형을 유지하며 삼성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이는 단순한 경영 능력이 아니라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그의 비전과 결단력 덕분이었다. 한종희 부회장은 "기술은 사람을 위한 도구"라는 신념을 실천하며 삼성을 단순한 기업이 아닌 삶의 동반자로 만들었다.
 
그런 그가 떠난 날 삼성전자는 물론 한국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63세라는 나이는 결코 많다고 할 수 없었고, 그의 건강 악화 소식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터라 상실감은 더 컸다. 예고없이 찾아온 심정지는 그가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늘 앞으로 나아갔다. 새로운 기술을 고민하고, 조직을 혁신하며,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그의 쉼 없는 열정은 삼성의 성공 뒤에 숨겨진 원동력이었지만 어쩌면 그를 너무 일찍 데려간 이유이기도 하다.
 
한 부회장의 빈자리는 쉽게 채워질 수 없다. 삼성전자는 이제 그의 유산을 계승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한다. 인공지능(AI) 시대를 앞두고 그가 심어 놓은 혁신의 씨앗은 앞으로도 삼성을 이끄는 나침반이 될 것이다.
 
한 부회장이 남긴 흔적은 여전히 살아 숨 쉰다. TV를 켤 때마다, 스마트폰을 손에 쥘 때마다 우리는 그의 손길을 느낄 것이다. 그는 떠났지만 그의 혁신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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