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자전쟁 반대 시위에 참석했던 컬럼비아대에 재학 중인 한인 학생 정모(21)씨가 추방 위기에 놓였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반유대주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관련 시위 참여자에 대한 집중 단속에 나선 영향이다. ICE은 현재 시위 참여자를 체포해 추방하는 등 강경 조치를 취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따르면 2023년 10월 가자전쟁이 발발한 이후 미국 대학가를 휩쓴 친(親)팔레스타인 성격의 가자전쟁 반전시위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컬럼비아대에 재학 중인 한인 학생 정모(21)씨가 추방 위기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정씨는 7세에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이주해 현재 영주권자 신분으로 미국에 합법적으로 체류 중이다.
이에 정씨는 영주권자인 자신을 추방하려고 시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시도가 부당하다며 트럼프 대통령 및 관계 부처 장관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그는 "비(非)시민권자의 정치적 견해 표현이 현 정부 기조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민당국의 구금 및 추방 위협이 처벌 수단으로 쓰여선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정씨가 뉴욕 남부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해 반전시위 참가 이력과 관련해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으로부터 추적을 받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정씨가 컬럼비아대에서 벌어진 가자전쟁 중단 촉구 친(親)팔레스타인 시위에 참여했지만, 대언론 성명을 작성하거나 시위를 주도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씨가 다른 학생들과 함께 '대량학살 공모 혐의로 수배'라는 문구가 적힌 대학교 이사회 이사진의 사진 전단을 게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정씨는 지난 5일 반전 시위 참가자에 대한 징계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 중 뉴욕 경찰에 체포됐고, 이후 풀려났지만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소환장을 받았다.
이에 ICE 요원들은 지난 8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뒤 9일 정씨의 부모 자택을 방문했다. 미 당국은 지난 10일 정씨의 변호인에게 정씨의 체류 신분이 취소됐다고 통보했으며, 13일에는 정씨를 찾기 위해 컬럼비아대 기숙사를 수색했다. 정씨는 아직 미 당국에 의해 체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ICE는 반전 시위에 참여하거나 이를 지지한 외국인 대학생과 학자를 잇따라 체포해 추방하고 있다. 앞서 ICE는 컬럼비아대 반전 시위에서 대학 당국과의 협상 및 언론 대응을 맡았던 마흐무드 칼릴과 시위에 참여했던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출신 유학생인 레카 코르디아를 체포했다.
아울러 가자전쟁 반전시위를 주도한 학생을 추방토록 한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가 잘못됐다며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미 아이비리그 코넬대 학생인 모모두 탈(31)은 ICE에 자진 출두하라는 통지문을 받은 상태다. 미 조지타운대 박사후과정 연구원인 인도 국적의 바다르 칸 수리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선전·선동 내용을 확산시켰다는 이유로 체포돼 추방 절차를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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