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측근인 조용원 당 조직비서가 약 한 달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현 단계에서 그 이유를 예상하기는 어렵다.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통일부 당국자는 25일 기자들과 만나 "조 비서의 마지막 등장은 올해 3월 1일 개풍구역 지방공업 착공식"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조 비서는 김 위원장의 핵심 최측근으로 공개 일정에 가장 많이 동행한 수행원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달 조선소 함선건조사업 현지 지도, 화성지구 살림집 건설장 시찰,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 접견 등 김 위원장의 굵직한 공개 활동이 이어졌음에도 조 비서의 모습은 포착되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까지만 해도 낙원군 바닷가 양식 사업소, 신의주 온실농장 착공식, 평양종합병원 시찰 등 김 위원장의 주요 공개 활동에 모두 동행했다. 하지만 이와 달리 이달 들어 갑작스레 자취를 감춘 것이다.
조 비서의 이례적 잠행을 두고 일각에서는 과거 사례를 고려해 경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당국자는 과거 모습을 감춘 간부 사례와 관련해 "신상·신변 문제가 있었던 경우 혁명화 과정으로 사라지는 경우 등 여러 가지 사례가 있었다"며 "현 단계에서는 좀 예단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통일부는 이날 최근 '선대 지우기'에 박차를 가하던 북한이 다음 달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 기념 대규모 예술 축제를 개최하는 데 대해 단계적으로 조치를 취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 당국자는 "과도하게 선대에 의존하기보단 홀로서기를 시도하는 과정에 있다"며 "'광명성절', '태양절' 표현을 각각 2월 명절, 4월 명절로 바꾸고 있는데, 주민들의 수용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대내외 매체는 다음 달 10일부터 17일까지 인민문화궁전과 평양대극장, 청년중앙회관 등 평양 소재 극장과 회관에서 '제9차 4월의 봄 인민예술축전'이 진행된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4월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과 2월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을 최대 명절로 기념해 광명성절, 태양절로 불러왔지만, 지난해부터 해당 표현 사용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이번 보도 역시 태양절 용어를 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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