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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유증에 화난 주주 달랜 한화에어로 "글로벌 투자 필요…차입은 리스크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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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훈 기자
입력 2025-03-25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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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주들, 투자 필요성 이해하지만 자금 마련 방식에 불만

  • 회사 측 "부채비율 관리 위해 유증 택해…주가로 보답하겠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25일 경기 성남시 성남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정기주주총회 모습.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주주들에게 3조6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 필요성에 대해 재차 설명했다. 글로벌 경쟁사들이 앞다퉈 공장 증설 등에 나서는 상황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선제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다. 주주들은 회사 측의 자금 조달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유상증자라는 방식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25일 경기 성남시 성남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총에서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유상증자가 최선의 선택이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손 대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적극적이고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데, 대규모 투자를 단기간 내에 집행할 계획을 세우다 보니 자금 마련 계획에 애로가 있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유럽연합(EU)의 군수품 역내 조달 등 이른바 '유럽 방산 블록화'와 경쟁업체들의 견제를 뛰어넘기 위해 현지 대규모 신속 투자가 절실하다"며 "신속하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현 상황에 적극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EU가 EU 내에서 생산된 무기를 더 많이 구매해야 한다는 방침을 세웠고, 사우디아라비아도 군수품의 절반을 자국에서 생산하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현지 생산기지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해외 공장 건설과 합작법인 설립 등을 위한 자금이 필요했다는 취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으로 해외방산에 1조6000억원, 국내 방산에 9000억원, 해외 조선에 8000억원, 무인기용 엔진에 3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다만 주주들 사이에서는 자금조달 방안으로 차입금이 아닌 유상증자를 택한 데 대한 아쉬움이 나왔다. 주총장을 찾은 한 주주는 입장하면서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왜 유상증자를 택했는지 궁금하다"며 "유상증자 규모를 줄이거나 철회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해외 입찰을 위해 부채비율을 관리하면서도 대규모 투자를 단기간에 집행하려면 유상증자가 최적의 방안"이라고 답했다.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이 유상증자 이후 주가가 오른 사례를 들기도 했다.
 
사진윤선훈 기자
한상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IR담당 전무가 기자들의 질의응답에 답하고 있다. [사진=윤선훈 기자]
회사 측은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자리에서도 유상증자의 불가피성을 재차 강조했다. 한상윤 IR담당 전무는 "최근 2~3년 현금흐름이 좋기는 했지만 지상방산·항공우주 등에 이미 계획된 투자들로 차 있는 상황이고 유상증자는 신규 투자를 위한 것"이라며 "지난해 기준 연결 부채비율이 280% 정도이며 차입으로 자금을 조달했다면 3년간 부채비율이 100% 더 증가할 것인데, 해외 수주 시 고객들이 부채비율을 많이 보기에 이 부분에 대한 관리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무기 구매 시 유지보수 등으로 20~30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파트너십이 지속될 필요가 있는데 부채비율이 높다면 회사의 지속 가능성을 우려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 13일 한화오션 지분 7.3%를 사들인 것에 대해서는 "보유 현금으로 취득한 것"이라며 "이번 유상증자와는 확실히 구분된다"고 언급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임팩트파트너스와 한화에너지 등에 1조3000억원을 주고 지분을 매입했는데, 결과적으로 보유 현금은 계열사 지배구조 조정에 쓰고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자금은 주주들의 지분 가치를 희석해 확보했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손 전무는 "3년 전에 한화오션 지분을 인수하면서 해양방산이 사업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핵심 사업이라고 평가하고 있고 결과적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의 기업가치가 둘 다 늘어났다"고 부연했다.

이날 주총은 약 35분 만에 마무리됐다. 손 대표는 주총 직후 기자들의 질문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떴다. 다만 회사 측은 구체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한 전무는 "이미 지난해 대비 올해 배당을 2배 늘렸고, 최근 5년 동안 매년 거의 2배씩 주가가 꾸준히 올랐다"며 "유상증자를 통한 국내외 투자 확대가 성장으로 이어져서 주주들에게 큰 기업가치로 보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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