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25일 별세했다. '영원한 1등, 세계 최고'를 외치며 가전 시장을 선도해 온 삼성맨이 영면에 들면서 당장 리더십 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핵심 경영진으로서 이재용 회장과 함께 회사의 굵직한 현안을 직접 챙겨 왔다.
한 부회장은 지난 22일 심정지로 쓰러져 삼성서울병원에 이송됐으나 끝내 병상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사내 게시판을 통해 "고인은 TV 사업 글로벌 1등을 이끌었으며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세트 부문장과 생활가전(DA) 사업부장으로서 최선을 다해 왔다"고 고인을 애도했다.
1962년생인 한 부회장은 1988년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37년 동안 삼성맨으로 일하며 최고경영자(CEO) 자리에까지 오른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이다. 모바일·TV·가전을 총괄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DA사업부장, 품질혁신위원회 위원장 등을 겸직하며 멀티 플레이어로 활약했다. 한 부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해당 직책은 모두 공석이 됐다. 삼성전자는 기존 한 부회장과 전영현 부회장 투톱 체제에서 전 부회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서둘러 전환했다. 지난해 11월 개편 후 4개월 만이다.
DX부문장 산하로 노태문 사장이 갤럭시 스마트폰을 만드는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 용석우 사장이 TV 사업을 책임지는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맡고 있다. 다만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DA사업부장은 신규 발탁이 불가피하다.
한편 한 부회장 별세 소식에 선의의 경쟁을 펼쳐 온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한국 전자산업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셨고, 지난 37년간 회사 발전을 위해 누구보다 많은 기여를 하신 분"이라며 추모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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