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오전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대강당에서 열린 권역모자의료센터 개소 1주년 기념행사는 그 상징적인 출발점이었다.
해운대백병원 권역모자의료센터는 지난해 3월 공식 개소한 이래, 조기 진통, 임신성 고혈압, 산후출혈 등 고위험 산모와 1kg 미만 초극소 저체중 신생아들을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는 동남권 유일의 고위험 산모·신생아 전문시설로 자리 잡았다.
분만실과 신생아중환자실(NICU), 산모·태아집중치료실(MFICU)을 통합한 치료체계와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총 15명이 상시 협진하는 시스템은 수도권 못지않은 수준을 자랑한다.
해운대백병원은 부산 내 유일한 24시간 소아응급센터를 함께 운영하며 지역 내 필수의료의 최후 보루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부산시는 이러한 권역모자의료센터를 포함한 모자의료기관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부터 응급 분만 및 고위험 신생아 치료에 24시간 대응 가능한 진료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위해 권역모자의료센터 2곳과 지역모자의료센터 6곳에 시비 9억원을 지원하며, 설 연휴 등에도 의료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고위험 산모·신생아 진료 핫라인과 예비병상 확보 체계도 운영 중이다.
이날 1주년 행사에는 박형준 부산시장과 김미애 국회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 김성수 해운대구청장, 지역 상공계·금융계·보건당국 등 정관계 인사 100여명이 참석해 축하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이 병원에서 세쌍둥이를 출산한 전학준·정지은 부부는 치료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333만원을 기부했고, 이들에게는 병원 측이 감사패를 전달했다.
전 씨 부부는 “조기 진통과 응급 수술로 생명의 위기에 놓였던 아이들이 의료진의 헌신적인 돌봄 덕분에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며 “우리 가족이 받은 도움을 또 다른 생명에게 이어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고위험 산모와 미숙아는 급증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35세 이상 산모 비율은 10년 전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 36.3%에 달하며, 2.5kg 미만 저체중아와 37주 미만 이른둥이 출생률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 기피 현상으로 인해 의료 인력은 감소하고, 고위험 산모·신생아 치료 인프라는 고비용·저수익 구조로 민간 투자가 어려운 실정이다.
조현진 해운대백병원 센터장은 “출산 자체가 고위험 상황이 되어가고 있는 현실 속에서, 응급 수술이 가능한 인력과 시설을 유지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 지역사회가 함께 나서 인프라를 유지하고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시는 이에 발맞춰 동·서부산권에 ‘달빛어린이병원’을 확대 지정하고, 소아응급의료체계를 고도화하며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까지 영도구, 강서구, 사하구, 해운대구 등지에 총 8개의 달빛어린이병원이 운영되고 있으며, 향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권역모자의료센터가 존재함으로써 많은 가족이 안심하고 새 생명을 맞이할 수 있게 되어 큰 감사의 마음을 느낀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병원, 기관, 기업이 함께 힘을 모아 부산을 진정한 생명친화 도시로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