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관광은 핵심 성과 지표(KPI)가 없습니다. 단순 수치가 아니라 전략적인 목표 설정과 실행이 필요합니다."
최규완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 겸 경희대 H&T애널리틱스센터 센터장은 한국 관광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선 전략적인 목표 설정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야놀자리서치는 미국 퍼듀대학교 CHRIBA연구소, 경희대학교 H&T애널리틱스센터, 한국관광학회와 함께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한국기술센터에서 ‘2025 한국관광 브랜드자산 평가’세미나를 공동 개최했다. 세미나에서 야놀자리서치가 구축한 브랜드자산 평가 지수화 모델과 그 결과를 공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 관광 브랜드의 성장 전략과 인바운드 마케팅 방안을 논의했다.
세미나에는 김상혁 가천대 관광경영학과 교수와 이철웅 놀유니버스 CMO, 안희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정책연구실장, 김은희 라온데이터앤컨설팅 대표, 박영일 디센트릭 이사가 참석해 한국 관광 브랜드 자산을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먼저 최 교수는 “한국 관광에는 KPI가 없다. 입국자 수나 1인당 지출액만으로는 전략이 수립될 수 없다”며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한국 관광상품을 제대로 판매하려면 전략적 목표와 체계적인 실행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상혁 교수는 “지금의 한류 콘텐츠와 이미지 구축은 대부분 민간 기업이 이끌었다”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는 지원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철웅 놀유니버스 CMO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여행 시 느끼는 실질적인 불편사항으로 ‘구글맵 사용 제한’을 지적했다. 그는 “외국인들은 어디를 가든 구글맵을 켜고 움직이는데, 한국에서는 구글맵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며 “IT 강국이라는 이미지에 걸맞게 관광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희자 실장은 지방 도시의 관광 생태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안 실장은 “단순히 지자체 차원이 아니라 지역 내부에 관광 거버넌스를 형성하고, 광역관광전담기구(RTO)나 지역관광전담기구(LTO), 한국형 지역관광추진조직(DMO)과 같은 조직을 통해 지역 기반 협력 네트워크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희 대표도 “지방 도시가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중앙정부 차원에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지역 관광 자원을 외국어로 번역해 제공하는 등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들었다.
이어 “부산도 안내체계 개선에 많은 투자를 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다른 지방 도시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영일 이사는 소셜 데이터 전문가의 시각에서 의견을 제시했다. 박 이사는 “2017년부터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1330 관광 안내 전화 데이터를 분석해오고 있는데, 2024년 기준 가장 많은 문의 키워드는 ‘통역’과 ‘택시’였다”며 “기본적인 언어와 교통 문제 해결이 관광객 경험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민간 기업의 최대 화두는 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이며, 외래객의 여행 경험을 전략적으로 관리해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장수청 야놀자리서치 원장 겸 미국 퍼듀대 교수는 “서울에는 오버투어리즘이 발생하고 있다. 관광객을 어떻게 지방으로 분산시키고 지역의 관광 자원을 활용할 것인지, 서울과 지방이 협업해 시스템을 바꾼다면 브랜드 자산 가치도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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