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권업계가 리더십 전환기를 맞고 있다. 오너 체제를 유지하며 2~3세 승계를 준비하는 증권사가 있는 반면, 전문경영인 체제를 통해 변화에 나선 곳도 등장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증권사들은 차세대 경영구도 구축을 본격화하거나 전문경영인 중심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는 김남구 회장의 장남 김동윤 씨가 미국 현지법인에서 근무 중이다. 업계는 이를 사실상 경영수업으로 해석하고 있으며, 향후 지분 승계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신증권도 그룹차원에서의 3세 체제가 자리 잡고 있다. 창업주 고(故) 양재봉 명예회장의 손자인 양홍석 부회장은 지난해 이사회 의장에 선임되며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섰다. 대신자산운용, 대신경제연구소 등을 거치며 경영 경험을 쌓았다.
유진투자증권은 오너 2세 체제를 공고히 하는 모습이다. 유창수 부회장는 이사회 의장을 맡으며 계열 전반에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오너 일가의 직접 개입보다는 전문경영인 중심 체제를 유지하거나 강화한 증권사도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일찌감치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한 증권사로 꼽힌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은 “자식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창업 멤버인 최현만 전 미래에셋증권 대표에 이어 김미섭·허선호 부회장이 대표이사직을 맡아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속하고 있다.
신영증권은 원종석 회장과 황성엽 대표이사로 오너와 전문경영인의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 중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익구조가 급변하는 상황 속에 리더십 변화는 곧 리스크 대응 전략과 직결된다”며 “무리한 체제 전환보다 성과를 입증할 수 있는 안정적 운영능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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