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민주당 '플랜 B' 李 판단에 달려…후보자 선택도 마찬가지"

"플랜 B 나오면 김동연 경기도지사 가장 유리"

"한동훈 눈 여겨 보고 있어…배신 아니라 용기"

지난달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 주최로 열린 '국가대개조를 위한 개헌 토론회'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2심 판결이 유죄로 나올 시 민주당의 '플랜 B' 가동 여부는 이 대표 판단에 달려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민주당이 대안을 강구한다면 차기  후보자 역시 이 대표의 선택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봤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 선고와 관련해 "무죄가 아니고 유죄가 났을 경우 이 대표 스스로도 심사숙고할 수밖에 없지 않나 본다"고 밝혔다.

이어 "1·2심이 유죄로 확정이 된다면 3심에 가봐야 크게 변동될 수 있을 거라고 보질 않는다"며 "그런 부담을 갖고 과연 소위 나라의 지도자로서 나타날 수 있는지 본인 스스로가 냉정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민주당의 플랜 B 가동 가능성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대표의 결심에 달려 있다"며 "지금 당의 세력 관계를 보면 당에서는 이 대표에게 뭐라고 얘기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여건이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조기 대선 출마를 고려하지 않을 경우 차후 후보로 나설 인물 역시 "이 대표가 누구를 갖다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결정이 나지 않을까 싶다"며 "이 대표가 민주당을 거의 다 통제하고 있는 형편에 있기 때문에 이 대표가 지지하는 사람이 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또 "플랜 B가 나오게 된다면 아마 김부겸 전 국무총리, 아니면 지금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가장 유리하다. 지금 우리나라의 여러 가지 상황을 놓고 봤을 때 경제 문제가 굉장히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면서 김 지사의 차기 대권 주자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김 전 위원장은 동시에 민주당에서 새로운 후보자를 낸다면 국민의힘이 더 불리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사실은 이 대표는 본인 스스로가 약점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인데, 새로이 등장하는 사람은 그런 약점이 없는 사람이 될 것"이라며 "이재명만 없어지면 국민의힘이 금방 이길 것 같은 생각은 좀 착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 전 위원장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경쟁력 있는 잠룡으로 꼽았다. 그는 "젊고 신선한 측면에서 매우 장점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며 "한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계엄을 반대했다고 배신이라고 얘기하는데, 나는 그건 배신이 아니라 대단한 용기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국격을 유지하기 위해선 그 당시에 그런 태도를 여당 대표로서 취했다는 것은 높이 살만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