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인터넷 기업 최초로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1조9000억원을 달성했지만 26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사옥 그린팩토리에서 열린 네이버 주주총회는 지금이 진짜 위기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7년 만에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한 이해진 창업자가 지난 25년간 겪어왔던 구글 등 빅테크의 국내 시장 공략을 얘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창업자는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직을 내려놓음과 동시에 네이버 이사회 의장으로 인공지능(AI) 사업을 이끄는 경영진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화려한 매출과 영업이익, 국내 인터넷 업계 부동의 1위라는 자리도 그에게는 중요하지 않았다. 네이버 경영진이 AI를 비롯한 미래 사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이 창업주의 말에서 네이버의 새로운 기회를 찾아 볼 수 있었다.
이날 네이버는 이 창업자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통과시켰다. 이 창업자는 이사회 의장으로도 선임됐다. 최수연 대표는 사내이사에 재선임돼며 대표이사에 연임됐다.
이 의장은 "인터넷 시대가 시작된 네이버가 모바일 환경의 파고까지 성공적으로 넘을 수 있었던 핵심은 혁신 기술을 이용자에게 가장 필요한 서비스로 바꿨던 네이버만의 투지 때문"이라며 "AI 시대를 맞이하는 네이버의 이런 열정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총 직후 기자간담회를 가진 이 의장은 자신의 역할은 젊은 경영진과 기술자를 지원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사회 의장에 전념하기 위해 GIO직을 내려놓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젊은 경영진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많이 내고 활발한 활동을 하려는 것으로 안다"며 "이사회에서 이들을 지원하고 응원하는 역할을 충실하게 하겠다. GIO직을 내려놓겠다"고 했다.
이 의장은 빅테크와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며, 네이버의 사명은 인터넷의 다양성을 지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가 1~2개의 검색 엔진과 AI만 쓰는 것은 슬픈 일"이라며 "인터넷의 다양성이 지켜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구글 같은 큰 검색엔진도 중요하지만 네이버 같은 검색엔진도 필요하다"며 "AI로 인해 검색의 시대가 저무는 것이 아닌 더 확장하고 커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AI 시대 속 네이버의 위치를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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