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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종원 축제문화진흥협회 이사장 "MZ 세대 축제 열쇠는 아네모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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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박연진 기자
입력 2025-03-26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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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겪어보지 않은 것에 대한 그리움, MZ 사로잡는 체험형 축제로 풀어야

 
김종원 한국축제문화진흥협회 이사장 겸 축제 총감독이 26일 부산시청 인근 식당에서 지역 축제의 본질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 견해를 밝혔다사진 박연진 기자
김종원 한국축제문화진흥협회 이사장 겸 축제 총감독이 26일 부산시청 인근 식당에서 지역 축제의 본질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 견해를 밝혔다.[사진= 박연진 기자]
“2025년에도 2025년에 맞는 아네모이아가 필요합니다. 사람들은 여전히 겪어보지 못한 것에 끌립니다. 축제가 그 그리움을 채워줘야 합니다.”

김종원 한국축제문화진흥협회 이사장 겸 축제 총감독은 26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지역 축제는 흥망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축제 기획자들의 절박한 고민을 꺼내들었다.

그가 언급한 ‘아네모이아(Anemoia)’는 ‘겪어본 적 없는 것에 대한 그리움’을 뜻하는 말이다. MZ세대가 제철 음식을 찾아 나서거나, 낯선 공간에서의 특별한 체험을 원한다는 점 역시 이러한 현상과 맞닿아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이사장은 “MZ세대는 물론이고 기성세대도 낯선 체험에 매력을 느낀다”며 “축제가 단순히 먹고 즐기는 소비형 행사가 아니라, 일상에서 벗어난 감각적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총감독으로 참여한 ‘2024 시흥 갯골축제’는 역대 최고 성과를 거두며 주목받았다. 김 이사장은 “갯골 생태공원과 결합된 바람개비존, 염전 문화를 되살린 소금 놀이터, 숲속 피아노 등은 축제 최초로 도입된 체험 프로그램이었다”며 “이처럼 지역성과 계절성에 기반한 ‘제철 체험 콘텐츠’가 입소문을 타며 관람객을 몰고 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박이 난 축제는 100% 관광형이 아닌 체험형 축제였다”며 “겪어보지 못한 것에 대한 사람들의 그리움을 충족해주는 기획이 성패를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지역 축제 현장에서 대형 가수의 출연 여부가 축제 성패의 기준이 되는 현실에 대해 김 이사장은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지금 축제는 가수 의존도가 너무 높아졌고, 콘텐츠 고민 없이 쉽게 가려는 업계의 관행이 오히려 축제를 망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초대 가수가 3~5곡 부르고 퇴장하면 팬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객석이 텅 빈다”며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하급 문화의 전형처럼 보여 씁쓸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예산의 절반 이상이 가수 출연료와 무대 설치비로 소모되는데, 이는 비정상적인 구조이며 시급히 바꿔야 할 관행”이라며 “과거에는 가수들이 감독과의 인연을 중시했지만, 지금은 생태계가 무너져 실력 있는 가수조차 초청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축제장 인근에서 벌어지는 바가지요금과 불법 부스 설치에 대해서도 김 이사장은 “코로나19 이후 더 기승을 부리는 악습”이라며 “품바 부대와 뜨내기 상인들이 짬짜미해 수육 한 접시에 3~4만원을 받고, 3인 가족이면 8만원 이상을 지불해야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로 인한 민원은 지자체로 향하게 된다”며 “지역 소상공인과 지자체, 총감독이 협의체를 꾸려 불법 상인들이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하며, 지역 소상공인에게만 허가증을 발부해 정품 부스에서 건강한 제철 먹거리를 소비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축제의 성패를 가르는 마지막 기준으로 김 이사장은 콘텐츠·홍보·안전을 꼽았다.

그는 “축제는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실천이어야 한다”며 “매력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전략적인 홍보 마케팅, 안전사고 제로를 위한 철저한 준비가 이뤄질 때 비로소 지역 경제 활성화의 진정한 주체로 기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자신이 직접 개발한 '춤추는 고래 오로라타프' 사례를 언급했다. 기존 몽골텐트의 한계를 보완한 이 신개념 그늘막은 “바람이 통하고, 햇빛을 막으며, 동시에 고래가 춤을 추는 듯한 디자인으로 시각적 즐거움까지 제공하는 구조물”이라고 소개하며 “축제 공간의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는 작은 아이디어 하나가 전체 경험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축제를 그저 소비성 행사가 아닌, 지역의 문화와 사람을 이어주는 생태계로 보는 그의 통찰은 뚜렷했다. 지금, 한국의 지역 축제는 분명 기로에 서 있다. 그리고 그 길 위에는 김종원 총감독이 말한 ‘진짜 축제’에 대한 질문이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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