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MBK파트너스·영풍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 지분은 두 배 이상 차이 나게 됐다. 고려아연 정기주총과 이후 임시주총에서 MBK·영풍이 다수 이사를 선임해 이사회를 장악하는 것은 어려워지고 최 회장 측이 지속해서 경영권을 행사하게 될 전망이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은 외국 회사라도 주식회사라면 상호주 관계일 때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하는 상법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하면서 고려아연 측 손을 들어줬다.
현재 고려아연 주총 안건으로는 △이사 수 상한 설정 △신규 이사 선임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선임 등 총 7개 의안이 올라 있다.
이번 주총은 지난 7일 법원이 지난 1월 열린 고려아연 임시주총 결의 중 집중투표제를 제외한 모든 결의에 대해 효력을 정지하는 결정을 내린 가운데 이뤄진다.
이에 따라 이사 수 상한을 19명으로 설정한 정관 변경안과 고려아연 측이 추천한 이사 후보자 7명에 대한 선임안 등에 대한 안건 상정과 주주 투표가 진행된다.
법원은 MBK·영풍이 상호주 제한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난 8일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 526만2450주(지분 25.4%)를 새 유한회사인 와이피씨에 현물 출자한 것을 놓고 정기주총 주주명부 폐쇄일이 지난해 12월 31일인 만큼 그 이후 이뤄지는 조치는 이번 주총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만 정기주총 이후 소집하는 임시주총에선 MBK·영풍 측이 와이피씨가 보유한 지분 관련 의결권을 다시 행사할 수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따라서 최 회장 측이 지속해서 고려아연 경영권을 지키려면 이사 수 상한 설정을 이번 주총에서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
법원 결정에 따라 주총에서 양측이 행사할 수 있는 고려아연 지분율은 MBK·영풍 15.57%대 최 회장 측 우호지분 34.35%로 두 배 이상 차이 난다. 4.51% 지분을 쥐고 있는 국민연금 지지만 끌어내면 주총 출석 주주 중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한 이사 수 상한 설정도 충분히 통과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고려아연은 이날 법원 가처분 결정을 놓고 "고려아연 지속 성장과 발전을 위한 토대를 마련한 결정"이라며 "국가기간산업이자 공급망 중추로서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MBK·영풍의 적대적 인수합병 시도에 맞서 고려아연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지키고 모든 임직원이 회사 지속 성장과 발전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법원의 판결에도 MBK·영풍 측의 적대적 인수합병 시도는 아직 현재 진행형인 만큼 28일로 예정된 정기주총에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최선의 결과를 끌어내 MBK·영풍 측의 적대적 인수합병 시도를 막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국민연금은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열고 의결권 행사 방향을 논의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1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 회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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