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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의 BOKonomics] '100억 자산가' 금통위원 재산 불리는 비법은 'M7 장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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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5-03-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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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로체스터 교수 시절 아마존·알파벳·테슬라 매입

  • 장 위원·배우자 M7 해외 주식 41억7500만원치 보유

  • 보유 주식 1년 새 15억원 이상 오르며 짭짤한 수입

  • 한은 같은 시기 'M7 몰빵투자 주의 보고서' 발표

  • "서학개미, 증시 변동성 확대 유의…분산투자 해야"

장용성 금통위원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장용성 금통위원이 지난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가운데 처음으로 100억원대 자산가가 등장했다. 미국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M7)를 대량 장기 보유 중인 장용성 금통위원이 주인공이다. M7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아마존, 구글(알파벳), 메타, 테슬라 등 2023년 이후 미국 S&P500 지수의 상승을 주도한 7개의 첨단 기술 기업 및 이들의 주식 종목을 의미한다. 

29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관보의 2024년 말 기준 공직자재산공개 현황에 따르면 장 위원의 지난해 말 기준 재산 규모는 102억8622만원에 이른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재산공개가 시작된 이후 금통위원이 재산 100억원을 넘은 것은 장 위원이 처음이다.

2023년 4월 취임한 장 위원의 재산은 지난해 3월 신고 당시 79억원이었지만 1년 만에 24억2067만원이나 더 늘었다. 재산이 늘어난 주된 배경은 해외 주식이다. 2023년 4월 취임 당시 신고한 해외주식 가치는 약 20억원이었는데 장기 보유한 결과 주가와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재임 기간에만 두 배 이상 불어났다.

장 위원은 M7 해외 주식 41억7500만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1년간 거둔 평가이익은 약 15억2500만원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아마존 3700주와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A 5260주, 알파벳C 5180주, 테슬라 114주를 가지고 있다. 장 위원은 알파벳 A와 알파벳 C에 나눠 투자했는데 알파벳 A는 의결권이 있고 알파벳 C는 의결권이 없지만 주가가 낮다. 배우자 명의로도 애플 26주, 테슬라 87주가 있었다.

모두 미국 로체스터대학 교수로 재직 당시 매입한 주식이며 이를 사고팔지 않고 장기 투자하고 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장 위원은 2007년부터 2018년까지 로체스터 경제학과 교수로 근무했다. 최소 8년 이상 묵혀둔 주식인 셈이다. 
 
표한국은행
M7 종목과 S&P500 지수의 수익률 추이. [표=한국은행]
그러나 같은 시기 한국은행이 이례적으로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 '서학개미'의 M7 몰빵(소수 종목에 많은 자금을 넣는 것) 투자에 경고장을 날려 주목된다. 4월 2일로 예정된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미국 증시의 조정 국면에서 개인들의 손실 폭이 커질 가능성도 제기되자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에게 분산 투자에 나설 것을 강권했다.

한은이 블로그에 기재한 '서학개미, 이제는 분산투자가 필요할 때'에 따르면 개인들의 해외 주식 투자에서 미국 비중은 2019년 말 58.2%에서 2023년 말 88.5%, 이달 18일에는 90.4%까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들이 보유한 상위 10개 종목의 잔액은 450억4000만 달러(약 66조원)로 전체 투자 금액의 43.2%를 차지했다. 테슬라(140억7000만 달러·1위), 엔비디아(100억5000만 달러·2위), 애플(40억 달러·3위), 팔란티어(29억 달러·4위), 마이크로소프트(29억 달러·5위) 등 미국 기술 기업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주가가 상승하면서 개인투자자의 M7 투자잔액은 2019년 말 19억 달러 수준이다가 371억 달러까지 확대됐으며 전체 투자잔액 중 비중은 2022년 이후 40% 내외에서 유지되고 있다.
 
표한국은행
연간 주식투자 손실 시나리오별 원금 회복을 위한 필요 자산수익률 및 보유연수. [표=한국은행]
한은은 미국 주식 시장이 흔들릴 경우 개인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은 미국 주식시장이 고강도 긴축으로 무너진 지난 2022년과 같은 사례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 인상에 돌입한 2022년 개인투자자들은 -35.4%로 평균보다 두 배 가까운 손실을 기록했다.

당시에도 개인투자자들은 M7 종목이나 레버리지 ETF에 투자를 집중했는데 특히 2020년 하반기(7∼12월)부터 보유 잔액 1위인 테슬라의 수익률은 -65%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한은의 분석에 따르면 연 -40% 수준의 손실을 입을 경우, 이를 S&P500 등 지수 추종 투자로 만회하는 데 약 8.6년이 걸린다.

한은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미국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개인들이 투자 대상을 늘리는 방식으로 '위험 분산'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2일부터 주요 무역국에 대한 상호관세에 나설 예정인 점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미국 관세정책 위험, 미국 정부의 줄어든 예산 집행 등을 이유로 올 상반기(1∼6월) 중 S&P500지수가 5500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재민 한은 국제국 해외투자분석팀 과장은 "손실을 최소화하고 투자 이익을 안정적으로 쌓아가려면 (지금 같은) 일부 종목에 대한 과도한 편중을 줄여야 한다"며 "국내외 다른 종목에 분산 투자함으로써 위험을 줄여 나가는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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