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분수령인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28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호텔 주총장에서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 이사회에 MBK·영풍 연합 측 후보 3명이 새로 진입했음에도 최윤범 회장 측이 이사회 과반을 유지하며 경영권을 지켜냈다. 최 회장 측 인사 15명 대 MBK·영풍 측 인사 4명 구도가 확립되어 당분간 최 회장이 고려아연 경영권을 행사하는 가운데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28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호텔 이태원에서 열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 수 상한을 19인으로 설정한 상태에서 집중투표제를 적용한 이사 8인 선임 안건이 가결됐다.
집중투표제는 주주가 보유한 의결권을 선임할 이사 수만큼 나눠 행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소수 주주가 특정 후보에게 의결권을 집중시켜 대주주와 경쟁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도다.
투표 결과 다득표 순으로 고려아연 측 인사인 △박기덕 △김보영 △권순범 △제임스 앤드류 머피 △정다미 후보가 신규 선임 및 재선임됐다. MBK파트너스·영풍 측에서는 △권광석 △강성두 △김광일 후보가 이사회에 합류했다.
MBK·영풍 측은 강성두 영풍 사장과 김광일 MBK 부회장의 이사회 진입을 성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최 회장 측이 여전히 이사회 총원(19명) 기준으로 과반을 차지한 만큼 기존 이사들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정기주총 전까지 고려아연 경영권에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 내에 최 회장 측 인사는 총 15명이지만 4명은 법원 가처분 결정으로 효력이 정지된 상황이다. 법원 1심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최회장 측 11대 MBK·영풍 측 4 구도로 고려아연 이사회가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향후 법원 판결에 따라 이사회 구성이 변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7일 MBK·영풍 연합이 제기한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을 기각했지만 영풍·MBK 측은 본안 소송 등 법적 절차를 이어갈 뜻을 밝힌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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