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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파나마항구 매각' 조사 공식화…CK허치슨, 최종 계약 미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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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은미 기자
입력 2025-03-2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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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T "반독점 당국, 매각의 규제 위반·경쟁 제한 여부 평가"

홍콩기업 CK허치슨이 운영하는 파나마운하 항구 2곳 중 하나인 발보아 항 모습 사진연합뉴스
홍콩기업 CK허치슨이 운영하는 파나마운하 항구 2곳 중 하나인 발보아 항 모습 [사진=연합뉴스]

중국이 홍콩 기업 CK허치슨홀딩스가 파나마 운하 항구 운영권을 미국 기업 블랙록 측에 매각하기로 한 거래에 대해 반독점 조사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 이번 매각에 대한 중국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CK허치슨은 당초 내달 2일로 예상됐던 미국 블랙록 컨소시엄과의 최종 계약 체결을 보류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시장규제·감독 기관인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은 전날 홈페이지에 문답 형식 입장문을 통해 CK허치슨과 블랙록 간의 파나마 항구 거래에 대해 "반독점 부서에서 주목하고 있으며, 법에 따라 심사해 시장의 공정경쟁을 보호하고 사회의 공공이익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7일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SAMR 등 중국 여러 기관이 국가 지도급 인사들의 지시를 받아 이번 거래에 보안 위반이나 반독점법 위반이 있는지 조사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는데, 이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FT는 "중국 국가 기관이 홍콩에 기반을 둔 기업이 관련된 거래를 조사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CK허치슨은 리카싱 청쿵(CK·長江)그룹 창업자 가문의 주력 회사다.

SAMR은 언제 조사를 시작되는지 등은 밝히지 않았다. 조사 대상이 이번 거래 전체인지, 파나마 운하 항구 두 곳에 초점을 맞추는지도 명확하지 않다.

FT는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SAMR이 지난주부터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조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번 매각이 중국 국내 해운과 국제 화물거래 시장에서 법규를 위반하거나 경쟁을 제한하는지 여부를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한 명 이상의 업계 전문가가 반독점 조사와 관련해 SAMR에 자문했으며, 한 전문가는 이번 파나마 항구 매각이 중국 해운사와 화주의 경쟁력을 약화하지 않도록 보장하라는 조건을 블랙록 컨소시엄에 요구하라고 제안했다고 했다.

이번 매각에 대한 당국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면서 CK허치슨은 블랙록 측과의 최종 계약 체결을 미뤘다.

SCMP는 CK허치슨과 가까운 소식통에 따라 당초 양측이 계약을 마무리할 예정으로 알려졌던 내달 2일 공식 서명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파나마 운하에 있는 항구 5개 가운데 2개를 운영해온 CK허치슨은 지난 4일 파나마 운하 항구 운영사 지분 90%를 포함해 중국·홍콩 지역을 제외한 전 세계 23개국 43개 항만사업 부문 지분 등 기타 자산을 블랙록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하고, 145일간 우선협상을 하기로 했다. 거래 규모는 228억 달러(약 33조5000억원)다.

이 발표는 지난 1월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운영한다"며 운하 통제권을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한 데 이어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파나마 항구 매각 거래를 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 경쟁에서 미국의 승리라고 자랑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공식 입장은 내지 않고 이달 중순부터 파나마 항구 매각 거래를 강하게 비난하는 관변매체 논평들을 중국공산당 중앙홍콩마카오 공작판공실 등 당국 홈페이지에 연달아 올리며 불만을 표출 중이다.

홍콩은 지난 27일에 "이번 거래를 신중하게 고려하기를 바라는 여론에도 관련 기업은 직접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아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홍콩 기업으로서 국익과 민족적 대의의 관점에 따라 국가 이익을 해칠 수 있는 거래를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대공보 기사를 게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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