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올해 들어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6010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229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가 약 7% 수익률을 기록한 이유는 연기금을 중심으로 순매수가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기금이 1분기 동안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665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어 SK하이닉스를 503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반도체 비관론을 제기했으나, 최근 반도체 시장의 회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며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6만5000원에서 7만원으로, SK하이닉스는 15만원에서 2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어 LG에너지솔루션(2474억원), 포스코홀딩스(2177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1990억원) 등이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올랐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미래 조선업 실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발주 관련 지표들이 예상보다 좋지 않다"며 "발주량이 감소 추세를 지속하면 선가 하락폭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대차거래 잔고에서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종목이 상당량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연기금이 현물시장에서 반도체와 이차전지 종목을 대규모 매집하고, 대차거래를 활용해 주식을 빌려 매도하는 ‘롱숏’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선물과 현물 간 가격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대차잔고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하고 현물에서 매수를 하는 방식으로 차익거래를 할 수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물을 매수하고, 단기적인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대차거래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공매도 재개와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등으로 시장의 단기 불확실성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매도가 전면 재개되면 가격과 밸류에이션이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 기간 동안 많이 올라갔던 종목들은 트럼프 수혜주로 여겨졌으나 당분간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최근 들어 코스피 2600선이 지지선 역할을 했지만 더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반도체와 자동차 중심의 종목 비중을 늘릴 것을 권고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와 의약품은 전략 자산 관점에서 협상력을 지니고 있다"며 "자동차 업종은 현대차그룹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헤지한 만큼 관세는 단기적인 충격 후 불확실성 해소라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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