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우는 3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메모리얼 파크 골프코스(파70)에서 열린 2025 PGA 투어 텍사스 칠드런스 휴스턴오픈(총상금 95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로 3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 합계 20언더파 260타로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171만 달러(약 25억1000만원).
이민우의 생애 첫 투어 우승으로 기록됐다. 앞서 이민우는 DP 월드 투어 3승, 아시안 투어 1승을 보유했다.
12번 홀과 13번 홀 거푸 버디를 낚은 이민우는 16번 홀 보기를 범했다.
우승을 눈앞에 둔 18번 홀. 먼저 홀 아웃한 미국의 스코티 셰플러와 게리 우들랜드가 스코어카드를 접수하고 텔레비전 속 이민우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티샷 한 공이 왼쪽 러프로 갔다. 두 번째 샷은 깃대를 넘어 그린 밖에 떨어졌다.
16m 거리. 연장을 허용할 수 있는 위기 순간, 이민우는 웨지 대신 퍼터를 쥐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잘 된 클럽을 믿기로 한 것이다. 이민우는 거침없이 퍼터로 공을 굴렸고, 홀 바로 옆에 공이 멈췄다.
멈춘 공과 함께 이민우는 포효했다. 그러고는 모자를 푹 눌러쓰며 복받쳐 올라오는 자신의 감정을 추슬렸다.
이번 대회 미국의 토니 피나우의 퍼팅 실수가 나온 거리와 비슷한 20㎝. 우승 퍼트는 오히려 덤덤했다. 공을 보고 넣고, 크게 포효하지 않았다. 이후 함께한 선수, 캐디가 축하했다.
연장을 기대했던 셰플러와 우들랜드는 이민우의 우승을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했다. 셰플러는 스코어카드 접수처, 우들랜드는 연습 그린에서다.
이민우가 누나 이민지의 동생이라는 수식어를 벗었다. 이민지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0승을 보유한 선수다.
이민우는 제5의 메이저라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부터 퍼팅감이 살아났다. 이번 대회 스트로크 게인드 퍼팅 부분에서는 2위에 올랐다. 전체로는 15위다. 퍼팅 강점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까지 이어질지 기대가 모이고 있다.
한국 국적 선수 중에서는 임성재가 유일하게 컷을 통과 했다. 임성재는 공동 60위(최종 합계 4언더파 276타)로 대회를 마쳤다.
이경훈은 부상으로 1라운드 기권했고, 김시우는 2라운드 컷 탈락했다. 두 선수는 마스터스 출전권을 받지 못했다. 마지막 기회는 다음 주 발레로 텍사스 오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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