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지주들이 생성형 인공지능(AI) 플랫폼을 속속 개발하고 있다. 계열사별로 운영하는 AI 서비스가 많아지는 가운데 공동 플랫폼으로 AI 데이터가 여기저기 흩어지는 걸 막기 위해서다. 생성형 AI가 확산하기 전 데이터를 모아 자산화하겠다는 전략도 깔려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생성형 AI 플랫폼을 도입하기 위한 검토에 들어갔다. 4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 중 생성형 AI 플랫폼 구축을 논하는 건 KB·우리금융에 이어 세 번째다. 하나금융은 AI 분야를 연구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플랫폼 형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신한금융은 최근 IT 자회사인 신한DS가 기본적인 AI 서비스 개발을 돕는 ‘AI 셰어드 플랫폼(AI Shared Platform·AISP)’을 구축한 상태다. 다른 계열사에 AI 개발 인프라를 제공하며 관련 서비스를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며, 더불어 생성형 AI까지 플랫폼 범위를 확장하기 위한 검토에 나선 것이다.
금융지주가 앞다퉈 생성형 AI 플랫폼을 구축하는 건 AI 데이터 자산화와 관련 있다. 금융권에서도 본격적으로 AI를 활용한 서비스가 활성화하기 시작하면서 계열사마다 AI 관련 데이터가 흩어져 있는데 이를 그룹 공동 플랫폼으로 모으겠다는 의도다. 추후 AI 데이터 분산에 따른 비효율화를 막기 위한 조치다.
4대 금융 중에선 KB금융이 가장 먼저 플랫폼을 선보인다. 4월 중 ‘그룹 공동 생성형 AI 플랫폼’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를 통해 그룹 산하 계열사들은 각 환경에 맞춰 직접 생성형 에이전트 AI를 만들 수 있게 된다. 에이전트 AI는 기존 생성형 AI와 달리 별도 작업 명령 없이도 복잡한 문제를 해결한다.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처리하기 때문에 금융권에선 대출 등 수익 확대, 조직 생산성과 효율성 제고 같은 측면에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플랫폼을 활용해 KB금융 8개 계열사는 대고객 AI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계열사는 △KB국민은행 △KB국민카드 △KB라이프생명 △KB손해보험 △KB저축은행 △KB캐피탈 △KB증권 △KB자산운용 등이다.
우리금융도 올해 8월을 목표로 생성형 AI 플랫폼 ‘젠(Gen)-AI’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우선 우리은행을 중심으로 개발을 진행 중이며 추후 다른 계열사까지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점차 AI를 활용한 서비스가 많아지고 있어 업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그룹 공동 AI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렇게 쌓인 AI 데이터가 그룹의 자산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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