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경·공매 데이터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경매에서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은 최저 입찰가(40억8000만원)보다 10억원가량 높은 51억2999만원에 낙찰됐다. 앞서 1차 경매에서는 최초 감정가 51억원에 나왔으나 유찰된 바 있다. 토허구역이 재지정된 이후 진행된 2차 경매에서 20명이 응찰해 최초 감정가보다도 높은 가격에 낙찰이 이뤄졌다. 토허구역 지정 이후 분위기가 돌변한 셈이다.
지난달 31일 감정가 25억4000만원에 나온 잠실동 우성아파트 전용 143㎡(43평) 경매에도 27명이 몰려 최종 31억7640만원(낙찰가율 125%)에 새 주인을 찾았다. 해당 단지의 최근 실거래가격인 27억~28억원대를 크게 웃도는 낙찰가격이다. 2위 응찰자가 써낸 금액도 31억5656만원으로 실거래가를 상회한다.
토허구역으로 지정되면 아파트를 거래할 때 기초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주택은 2년간 실거주 목적의 매매만 허용해 갭투자(전세를 끼고 매수)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경매로 낙찰 받은 경우는 토허구역이라도 이러한 절차와 요건이 모두 면제된다. 낙찰자가 매각대금을 전부 납부한 뒤 세입자를 받을 수 있어 처음부터 전세를 끼고 대금을 치를 순 없지만, 자금력을 갖춘 외지인에게는 토지거래허가제 지정 이후 남은 사실상 유일한 강남권 투자 대안으로 꼽힌다.
강은형 경매연구소 소장은 "토허구역 경매의 응찰자 수, 낙찰가율 등의 지표가 작년보다 평균적으로 훨씬 높게 나온 것은 토허제 확대 지정의 반사효과"라며 "토허제 해제 이후 경매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았는데, 재지정 발표 이후 기존의 투자 수요가 경매 시장으로 옮겨가면서 관심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들어 강남3구와 용산구 내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과 낙찰률은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월 95.6%이던 낙찰가율은 2월 97.9%로 오르더니 3월에는 104%까지 뛰었다. 1월 60.4%에 그쳤던 낙찰률도 지난달엔 70% 수준으로 올랐다.
앞서 지난 2월 토허구역 해제 직후 경매가 이뤄진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5㎡는 감정가(18억3700만원)를 크게 웃도는 21억5778만원(낙찰가율 117.5%)에 낙찰됐다. 해당 경매는 지지옥션이 2010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서울 아파트 경매 최다 응찰자 수(87명)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강남3구·용산 지역의 아파트들에서 경매 물건이 잇달아 나오며 이 같은 고가 낙찰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3일에도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5㎡(26층)의 경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최저 입찰가격은 35억원부터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지역의 아파트는 경매로 매수할 경우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지 않아 규제 이후 관심이 확실히 높아졌다"며 "반포 아파트 경매에는 잠실 이상의 수요가 몰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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