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상호 관세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국내 제조업체 10곳 중 6곳은 트럼프 발 관세 정책의 직·간접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일 실시한 '미국 관세 영향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60.3%가 미국의 관세 정책이 자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중 46.3%는 간접적인 영향을, 14.0%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
특히 미국에 수출하는 부품 및 원자재 납품 기업(24.3%)과 완제품 수출 기업(21.7%)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어 제3국 수출 기업(17.9%)과 중국에 부품·원자재를 수출하는 기업(13.8%) 등의 순이었다.
업종별로는 배터리(84.6%)와 자동차·부품(81.3%)이 최대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의료정밀, 전기장비, 기계장비 등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국내 기업들은 미국 관세 영향으로 '납품 물량 감소(47.2%)'를 가장 크게 우려했다. 고율 관세로 인한 '수익성 악화(24.0%)'도 걱정거리다.
다만 대응 방안은 마땅치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 기업의 74.5%는 동향 모니터링이나 자체 대응책을 모색 중이라고 답했고 현지 생산이나 시장 다각화 등을 고려하는 기업은 3.9%에 불과했다. '대응 계획이 없다'는 기업도 20.8%였다.
김현수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정책팀장은 "미국 관세가 현실화하면서 국내 제조업체들은 대미 수출뿐 아니라 중국의 저가 공세 등 간접적인 영향까지 더해져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어 "민간 네트워크와 외교 채널을 통해 관세 영향 최소화에 힘쓰고 피해 업종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기업 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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