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들어 강남권을 중심으로 50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 거래가 급증하고 3.3㎡(평)당 매매가격도 2개월 연속 최고가를 기록했다. 반면 서울 외곽 지역은 침체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서울 시내 고가와 저가 아파트 간 가격 격차도 최근 6배 가까이 벌어지는 등 초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6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구의 평균 아파트 매매 가격은 3.3㎡당 9963만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서초구도 3.3㎡당 9560만원으로 기존 기록을 경신했다. 송파구와 용산구도 각각 7393만원과 7192만원으로 3.3㎡당 7000만원을 웃돌았다.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강남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불붙으면서 3월 서울 한강 이남 11개 자치구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3.3㎡당 6042만원에 달했다. 2020년 3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2월(5928만원)에 이어 2개월 연속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반면 강북 14개 자치구는 3.3㎡당 4025만원에 그쳐 2000만원 이상 격차를 보였다.
3.3㎡당 매매가격이 1억원을 돌파한 단지도 올해 1월 34개, 2월 37개에서 3월에는 43개 단지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강남구 소재 단지가 27개로 가장 많았고 서초구(14개), 용산구(2개) 등 강남구와 서초구에 집중됐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아파트(14차)’와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는 3.3㎡당 1억5000만원을 넘어섰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뛰는 사이 서울 외곽 지역 중저가 아파트는 거래가 줄면서 가격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KB부동산 월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를 보면 강남 11개 구 매매가격지수는 올해 1월 96.5에서 2월 96.7로 상승했으나 강북 14개 구는 같은 기간 89.9에서 89.8, 수도권 전체 아파트 지수는 88.1에서 88로 하락했다.
서울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 간 가격 차이는 더욱 벌어졌다. 지난 3월 서울 아파트 5분위 배율은 5.8로 KB부동산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5분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을 하위 20%(1분위) 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쉽게 말해 고가 아파트 1채를 팔면 저가 아파트 5.8채를 살 수 있다는 것이며 지수가 높을수록 집값 양극화가 심하다는 의미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서울에서도 중저가 아파트를 살 이유가 없는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며 “상급지 고가 아파트 중에서도 특히 투자 가치가 있는 ‘똘똘한 한 채’에만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당분간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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