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3일, 헌법재판소는 긴장감 속에 마지막 조율 작업에 돌입했다. 8인의 헌법재판관은 이날 오전과 오후 두 차례 평의를 열어, 결정문 문구 정리와 의견 조율 등 마무리 절차에 집중하고 있다. 대심판정에서 열릴 선고기일은 오는 4일 오전 11시 약 4개월간 이어진 헌정의 갈림길이 판가름난다.
헌재는 이미 지난 1일 평결을 통해 인용, 기각, 각하 중 어느 방향으로 결론을 낼지에 대해 사실상 결정을 마친 상태다. 이는 선고일 고지에 앞서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이뤄졌으며, 이후 재판관들은 구체적 결정문 작성과 조율에 착수했다. 결정문 초안은 헌법연구관 태스크포스(TF)가 사건 쟁점별 분석을 토대로 작성했고, 주심인 정형식 재판관이 이를 바탕으로 최종 문안을 책임지고 정리하는 구조다.
선고 당일 평의 없이 곧바로 선고에 돌입하겠다는 방침도 세운 만큼, 이날 늦은 오후에는 결정문 문구 확정과 재판관 전원의 서명이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극히 예외적인 상황, 즉 문안 조율 미완료나 재판관 간 견해 충돌이 있다면, 선고 당일 오전에도 평의가 열릴 수 있다.
결정문에는 다수의견 외에도 소수의견, 별개의견, 보충의견이 첨부될 수 있다. 소수의견은 결론 자체에 반대하는 경우, 별개의견은 결론에는 동의하지만 논리 구조가 다를 때, 보충의견은 주요 논점 외에 첨언이 있을 경우 제출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는 전원일치로 인용 결정이 내려졌으나, 이번에는 일부 재판관의 반대 의견이 포함될 가능성도 있어 주목된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의 쟁점은 총 5가지다. △비상계엄 선포 관련 위헌성 △포고령 발표의 정당성 △군·경의 국회 투입 지시 △영장 없는 선관위 압수수색 시도 △주요 인사에 대한 불법 체포·구금 지시 등이다. 이 중 하나라도 ‘파면에 이를 정도의 중대한 위헌·위법’으로 판단되면 헌재는 탄핵소추를 인용할 수 있다. 실질적으로는 결론의 정당성과 설득력을 결정문 논리로 증명해야 하는 만큼, 재판관들은 문장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헌재는 선고 당일 출근길 취재도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당초 전면 통제를 예고했지만, 역사적 기록이라는 의미를 고려해 언론 취재를 일정 부분 수용한 것이다. 다만 헌재 청사에 직접 출입할 수 있는 언론인 수는 언론사당 제한되며, 철저한 신원 확인과 보안검색이 이뤄질 예정이다.
윤 대통령의 선고기일 출석 여부는 이날 중 대리인을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출석은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출석할 경우 경호·의전 등 현장 대응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 헌재와 경찰은 대통령의 출석 여부와 관계없이 청사 주변에 대한 철저한 통제와 신변 보호를 유지할 방침이다.
선고는 문형배 헌재 권한대행의 “지금부터 선고를 시작하겠습니다”라는 말로 시작된다. 일반적으로는 결정 이유 요지를 먼저 낭독한 뒤 주문을 밝히는 순서지만, 의견이 갈릴 경우 주문부터 낭독하는 방식이 채택되기도 한다. 선고 결과는 낭독 즉시 법적 효력이 발생하며, 인용될 경우 윤 대통령은 즉시 파면, 기각·각하될 경우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
헌재 안팎의 보안은 지금 이 시각에도 강화되고 있다. 정문 앞에는 차벽이 설치되고, 통제선이 한층 촘촘해진 가운데, 경찰은 선고일 하루 전인 이날엔 을호비상을 발령하고 가용경력의 50%를 동원한다. 선고일엔 갑호비상을 발령해 가용경력의 100%를 동원해 헌재 일대를 ‘진공’ 상태로 만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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