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상호관세를 책정하면서 대만에 32%라는 비교적 높은 관세율을 부과키로 하면서 대만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만 연합보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무역장벽 등을 포함해 대만이 그간 미국 제품에 64% 관세를 부과해왔다면서 대만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32%로 제시했다.
매체는 "미국은 대만의 두 번째로 큰 수출시장으로 지난해 미국으로의 수출액이 1162억 달러에 달했다"며 관세 부과 시 대만의 대미 수출은 6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대만 GDP가 3.8% 감소하는 것에 상당하는 수준이라고도 짚었다.
특히 대만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인 TSMC를 앞세워 최근 미국 반도체 공장에 1000억 달러 이상을 추가 투자하기로 발표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높은 상호관세를 막지 못했다는 점에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대만 중국시보가 이날 게재한 "TSMC는 괜히 미국에 갔나"라는 제목의 기사는 이러한 대만 내부의 허탈감을 보여줬다. 대만에서 ‘호국신산(護國神山, 나라를 수호하는 성스러운 산)’으로 불리는 TSMC의 미국 대규모 투자는 '트럼프 달래기' 용으로, 트럼프발 관세 압박을 완화하고, 중국에 맞서 미국에 안보를 요청하기 위한 투자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대만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내세워 대만의 국방비 증액을 본격적으로 압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선거운동 기간 "대만은 (GDP의) 10분의 1은 (국방비로) 써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대만의 국방예산은 GDP의 2.5% 수준이다.
트럼프발 상호관세를 놓고 반중·친미 성향의 대만 집권 민진당과 친중 성향의 국민당간 의견도 엇갈리는 모습이다.
대만 공영 국제라디오(RTI) 방송 등에 따르면 국민당에선 예상보다 관세율이 높아 대만의 수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며 정부가 트럼프 시대 대응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TSMC의 1000억 달러 투자에도 트럼프가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꼬집으며 미국이 보편적 가치를 중시하던 것에서 가격을 가장 중시하는 정책으로 바뀐 만큼, 대만 정부도 민주주의 구호를 외치기 보다는 실용적이고 유연하게 초점을 바꿔 국익 수호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진당은 라이칭더 대만 행정부가 이른 시일내 미국과의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대만의 국익과 산업 발전을 수호할 것임을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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