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을 가른다.
이날 오전 11시께 헌재는 대심판정에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선고한다. 선고는 TV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될 예정이다.
헌재는 작년 12월 14일 윤 대통령이 탄핵소추된 때로부터 111일만, 지난 2월 25일 마지막 변론기일 후 38일 만에 결정을 내리게 된다.
헌재가 헌법재판관 8명 중 6인 이상이 찬성해 국회의 탄핵소추를 인용할 경우 윤 대통령은 파면되고, 기각하거나 각하하면 즉시 직무에 복귀한다.
탄핵심판 선고의 효력은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주문을 읽는 시점에 발생한다.
헌법과 선례에 따라 정립된 대통령 탄핵 요건은 '직무집행에 있어 헌법이나 법률을 중대하게 위반한 경우'다.
헌재는 우선 윤 대통령이 지난 '12·33 비상계엄' 사태를 선포·유지·해체하는 과정에서 헌법과 계엄법 등을 위반했는지에 대해 판단한다.
당시 한국 사회가 헌법상 계엄 선포 요건인 '국가비상사태'에 놓였는지, 국회의 계엄해제 의결을 방해하려 했거나 정치인·법조인 등을 체포하라는 지시가 있었는지 등이 주요 쟁점이다.
쟁점별로 위헌·위법 여부가 도출한 뒤 위반의 정도가 더는 공직 수행을 허용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하면 헌재는 탄핵소추를 인용하고, 반대의 경우 기각한다. 탄핵소추가 법에서 정한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하면 각하할 수 있다.
재판관들은 지난 2월 25일 11차 변론을 끝으로 모든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후 한 달이 넘는 장고를 거듭한 끝에 대략적인 결론을 내고 지난 1일 선고일을 발표했다.
재판관들은 선고일을 발표한 다음에도 이틀간 종일 평의를 진행하며 구체적인 문구 등을 손질했고 이날 오전 마지막 평의에서 최종 결정문을 확정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날 결정의 주문은 문 대행이 읽는다. 재판관 의견이 전원 일치한다면 재판장이 이유를 먼저 설명하고 주문까지 읽으며, 반대의견이 있으면 재판장이 주문을 읽은 뒤 법정 의견과 반대의견을 낸 재판관들이 요지를 밝히는 게 관례다.
다만 선고 방식은 전적인 재판부 재량이어서 의견 분포와 상관없이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주문을 가장 나중에 읽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선고 시간의 경우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때는 25분,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사건에는 21분이 걸렸다. 윤 대통령 사건은 앞선 두 사건보다 쟁점이 많아 선고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극심해진 사회적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 선고 요지에 '통합 메시지'가 담길지도 관심사다.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 이정미 당시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선고 요지 초반부에 "국민들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에 따라 이뤄지는 오늘의 선고로 더 이상의 국론분열과 혼란이 종식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헌재에 출서하지 않고 한남동 관저에서 선고를 시청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대리인단과 소추위원인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국회 대리인단은 헌재에 출석한다.
헌재가 기각·각하·결정을 내리면 윤 대통령은 즉시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해 업무에 복귀한다. 반면 탄핵소추가 인용되면 윤 대통령은 수일 내 관저를 떠나 서초동 사저 등 개인 주거지로 옮겨야 한다.
앞선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에서 헌재가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정면으로 판단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날 선고는 12·3 비상계엄에 관한 최초의 사법적 판단이 될 예정이다. 선고 결과에 따라 윤 대통령을 비롯한 관여자들의 수사·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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