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후 파리 엘리제궁에서 관련 업계 및 정부 대표들과 회의하면서 "지난 몇 주 동안 발표된 향후 투자는 미국과 관계를 명확히 할 때까지 당분간 보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미 투자 보류를 요청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의 관세 부과가 무역 불균형을 바로잡을 수는 없다"며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어젯밤 결정으로 미국 경제와 미국인, 기업과 시민 모두 이전보다 더 약해지고 가난해질 것이라는 점"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한 "유럽은 4억5000만명의 인구를 가진 강력한 시장"이라며 EU 차원의 단결된 대응을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프랑스 해운 대기업 CMA CGM의 200억 유로(약 3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으며, 1월에는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이 미국 투자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에 대해 프랑스가 더욱 강력한 무역 정책과 방어 수단을 추진하는 것이 옳았다는 것을 확인시켜 줬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 차량에 대한 EU 관세를 예로 들면서 "우리는 무역 보호라는 의제를 갖고 유럽 차원에서 계속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크롱 대통령은 보복 관세 외에도 미국 빅테크 기업에 타격을 주는 조치도 취해야 한다고 제안하며 "어떤 것도 배제되지 않고 모든 도구가 테이블 위에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연린 긴급회의에는 항공우주·화학·와인·자동차·제약·패션 등 프랑스의 주력 산업 분야 대표와 고용주 단체들,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 등도 참여했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프랑스의 지난해 대미 수출 규모는 약 470억 유로(약 75조원)로, 국내총생산(GDP)의 1.6%를 차지한다.
대표적인 수출 분야는 항공산업(항공기·우주장비)으로 대미 수출의 약 5분의 1(약 90억 유로·약 14조원)이다. 명품 산업은 약 45억 유로(약 7조원), 와인과 코냑은 약 39억 유로(약 6조원), 제약·바이오 산업은 약 36억 유로(약 5조7000억원)를 수출했다.
이 가운데 명품 산업은 미국 현지에 직접 공장을 운영해 관세 타격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며 제약 분야도 이번 관세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다만 미국을 최대 시장으로 둔 주류업계는 타격이 클 전망이다.
프랑스 와인·증류주 수출업체 연합(FEVS)은 전날 "미국의 20% 관세 부과 결정으로 프랑스의 수출액이 약 8억 유로(약 1조원)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앙토니 브륀 CNAOC 부회장은 보도자료에서 코냑과 아르마냑 같은 증류주에는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재앙'이라며 "중국과 갈등 외에도 이런 관세는 우리 업계에 큰 어려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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