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재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군 병력을 투입하고, 정치인과 법조인 등 특정 인사에 대한 체포·구금을 지시한 행위가 헌법 질서에 중대한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선관위는 헌법 제114조에 따라 독립성이 보장된 헌법기관으로, 계엄 하에서도 선거업무의 중립성과 독립은 유지돼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엄군은 계엄사령관 임명 이전인 12월 3일 새벽, 선관위에 진입해 직원의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자료 확보를 시도했다. 헌재는 이 조치가 대통령의 승인 또는 지시 없이 불시에 이루어졌고, 사전에 선관위에 대한 통지도 없었다는 점에서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됐다고 판단했다.
특히 당시 영장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헌법 제12조 제3항이 보장하는 영장주의 원칙이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이를 법치주의의 핵심 원칙을 침해하는 문제로 보았고, 독립된 헌법기관에 대한 무단 진입과 자료 수거 행위가 행정기구의 자율성과 기능을 직접적으로 제약했다고 판단했다.
또한 정치인·법조인 등 특정 인사에 대한 체포·구금 계획과 관련해, 재판관 전원이 위헌적 시도로 판단했다. 이들에 대한 실제 체포나 구금이 이뤄지지 않았더라도, 사전 준비 정황과 문건이 존재하고 헌법상 권리인 신체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 우려가 있었다는 점에서, 해당 계획은 헌법질서에 위반된다고 보았다.
헌재는 “선관위에 영장 없이 압수수색을 진행해 영장주의를 위반하고 선관위의 독립성을 침해했다”며 “법조인에 대한 위치확인 시도에는 전 대법원장과 대법관까지 포함돼 사법권 독립을 침해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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