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발표 이후 뉴욕 증시가 폭락한 가운데 이번주도 급락세로 출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금융시장 충격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강행 의지를 강조하면서 금융시장 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다우지수 선물 근월물(6월물)은 한국시간 7일 오전 9시 기준 3.5%가량 하락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선물은 3.8%, 나스닥100 선물은 4.6% 각각 하락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주요 무역국과의 협상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상호관세 유예 조치도 발표하지 않으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중국이 미국에 대해 34%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장의 불안이 더욱 증폭됐다.
투자분석기관 야드니 리서치의 에드 야드니 사장 겸 최고투자전략가(CIO)는 "지난 수요일 트럼프의 '미국 해방의 날(상호관세 발표일)'은 목요일과 금요일에 파괴의 날을 촉발했고, 증시는 트럼프의 관세 통치에 값비싼 반대 의견을 내놓았다"고 진단했다.
월가에서는 이번 매도세가 헤지펀드들의 증거금 요구(margin call)를 충족하기 위한 위험 자산 매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또한 급격한 주가 하락이 소비심리를 위축시켜 미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기 침체를 유발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야드니는 "'미국 해방의 날' 이후 주가 폭락으로 인해 부의 부정적 효과가 소비자 지출을 억제할 가능성이 커지고, 이는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이며, 이는 다시 주가를 떨어뜨린다"고 경고했다.
한편 증시 외에 가상화폐도 하락세를 이어가는 등 금융시장 전반적으로 공포심리가 퍼지는 모습이다. 미국 가상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기준 24시간 전보다 4.10% 하락한 7만9548달러에 거래되며 8만 달러 선이 붕괴됐다. 이는 관세 충돌에 따른 투자 심리 악화가 암호화폐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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