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격돌 '불똥'…희토류 금수에 전기차·배터리·방산 등 2차 충격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강일용 기자
입력 2025-04-07 18: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중국 맞불 관세 이어 희토류 수출 통제

  • 중국 외 지역 수급 어려워

  • 트럼프 핵심 지지 지역 타격 목표

  • 한국 등에 양자택일 요구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P·연합뉴스]

중국이 미국의 대규모 관세 조치에 대응해 맞불 관세와 함께 전 세계를 대상으로 희토류 수출 통제에 나서면서 중국 희토류 의존 비중이 높은 국내 전기차·배터리, 방산, 원자력 등 산업 분야에 피해가 우려된다. 핵심 광물 수출 통제는 아닌 만큼 당장 사업이 멈추는 일은 없겠지만 제품 가격 상승이나 품질 악화 등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치로 미국 시장 판매량·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발 공급망 타격이라는 이중고가 현실화할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지난 4일 미국에 34% 상호관세를 부과하고 희토류 7종에 대한 수출 통제도 함께 시행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 허가를 받아야 수출할 수 있는 희토류 7종은 △항공우주와 방산 등에 주로 쓰이는 사마륨 △원자로 제어봉에 사용되는 가돌리늄 △고온 연료전지 안정화제인 테르븀 △중성자 흡수제로 사용되는 디스프로슘 △석화 산업 촉매로 활용되는 루테튬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을 만들 수 있는 스칸듐 △고체 레이저 제조에 쓰이는 이트륨 등이다. 희토류뿐만 아니라 희토류를 포함한 제품을 수출할 때에도 허가가 필요하다.

희토류는 전자기기와 전기차·배터리, 방산, 항공우주, 원자력 등에 필요한 희귀 광물로 세계 최대 산지인 중국 의존도가 높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희토류 생산의 약 60%, 가공 및 정제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희토류 7종도 가돌리늄을 제외한 나머지 6종이 중국 독자 제재인 만큼 중국 외 다른 곳에서 수급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전망이다.

중국은 2023년 배터리 음극재 소재 핵심 광물인 흑연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시행한 바 있다. 전 세계 흑연 생산량에서 중국 점유율은 91%에 달한다. 당시 국내 배터리 업계에는 비상이 걸렸으나 중국 정부가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포스코퓨처엠 등 국내 배터리 기업으로 흑연 수출을 승인하면서 다행히 큰 피해 없이 넘어갔다.

이번 희토류 7종 수출 통제로 한국 기업의 공급망 타격은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원자력이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가운데 항공우주, 방산, 배터리 등이 순차적으로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관세 전쟁으로 인해 '자원의 무기화'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한 통상 전문가는 "중국 정부의 이번 수출 통제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지역의 핵심 산업인 원자력과 항공우주, 방산 등에 강한 타격을 주는 게 목표로 보인다"며 "장기적으로 희토류와 핵심 광물을 앞세워 중국과 미국 중 한쪽 편에 서는 양자택일을 강요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정부도 이날 오후 서울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공급망정책관 주재로 중국 희토류 수출 통제 관련 긴급 대책 회의를 열고 업계·유관기관과 국내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