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46% 등 동남아 상호관세에…은행권, 해외서도 연쇄 타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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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기자
입력 2025-04-0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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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고 49% 상호관세, 9일부터 부과…4대 은행 주요 거점, 베트남 주목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미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로 국내 은행의 해외 거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지에서 취급한 기업대출이 부실채권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다.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이 주로 진출해 있는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높은 관세율이 매겨져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은 국내외를 비롯해 전반적인 금융시장 변동성을 두루 살펴보며 비상대응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9일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주요국에 대미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무역 상대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모든 제품에 추가 관세를 매긴다.
 
국가마다 부과하는 상호관세율이 다르지만 높은 수치를 부과받은 건 대부분 동남아 국가다. 49%로 가장 높은 캄보디아에 이어 △베트남 46% △미얀마 44% △태국 36% △중국 34% △인도네시아 32% 등 순이다.
 
문제는 4대 은행이 주로 동남아에 거점을 두고 해외 사업을 하고 있다는 데 있다. 국내 시장은 이미 금융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는 이들이 없을 만큼 포화 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은행들은 성장 가능성이 큰 동남아 시장에서 입지를 확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호관세가 실제 부과되면 현지에서 기업 경영이 악화하고, 자연스레 은행 역시 부실채권 확대가 불가피해진다. 더 나아가 은행은 거점을 옮겨야 할 가능성도 있다. 기업들은 주로 낮은 비용을 이유로 동남아 지역을 해외 거점으로 삼는데, 높은 상호관세가 부과되는 국가에 남아 있을 유인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베트남은 국내 기업이 가장 많이 진출해 있는 국가 중 하나로 큰 영향이 예상되고 있다. 이곳엔 다수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이 1만개 이상 진출해 있다.
 
베트남에서 4대 은행이 운용 중인 총 대출금만 약 80억 달러(11조7536억원)에 이른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이 52억7300만 달러(7조7471억원)로 가장 많고, △우리 13억4500만 달러(1조9761억원) △하나 10억9700만 달러(1조6119억원) 등 순이다. 46%의 높은 상호관세율이 정해진 베트남에서 부실채권 확대 등 국내 은행에 대한 영향이 클 것이라고 보는 이유다.
 
다른 동남아 국가도 상호관세 영향권 아래에 있긴 마찬가지다. 상호관세율이 가장 높은 캄보디아에선 KB국민은행이 4억1000만 달러(6004억원), 우리은행이 12억1500만 달러(1조7794억원)의 대출금을 운용한다. 별도 수치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신한은행도 캄보디아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아직 상호관세 부과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은행권은 미국과 해당 국가 간 협상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베트남 정부도 대미 관세를 0%까지 내리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을 시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상호관세는 대외적인 요인인 만큼 은행이 직접 대응할 수 있는 부분이 사실상 없다”며 “아직 국가 간 협상의 여지가 남아 있기 때문에 우선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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