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뜰폰 가입자 수가 정점을 지난 가운데, 관련 중소 기업들이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100원대의 5G 초저가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가격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달을 끝으로 알뜰폰 도매대가 사전 규제가 일몰되며 초저가, 끼워팔기 등 알뜰폰 경쟁이 본격화 되고 있다.
7일 알뜰폰 요금제 비교 사이트인 ‘알뜰폰허브’에 따르면, 1000원 미만 요금제는 총 41종에 달한다. 이 가운데 5G 요금제는 17종으로 집계됐다. 가장 저렴한 요금제를 판매하는 곳은 ‘모빙’으로, 월 100원대에 5개월 동안 3기가바이트(GB) 데이터와 통화 100분, 문자 100건을 제공한다. 다만 6개월 차부터는 기본요금 1만2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그 밖에도 티플러스는 월 300원에 5GB를, 이야기모바일은 월 500원에 7GB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들 요금제 역시 각각 4개월 이후에는 1만1000원, 1만2100원으로 전환된다.
가격 경쟁과는 달리, 알뜰폰 번호 이동 건수는 둔화하고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알뜰폰 가입 건수는 3만2077건 순증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29.3%, 전월 대비 24.3% 각각 감소했다.

8만9503개 회선이 기존 이동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유입된 반면, 5만7426개 회선은 알뜰폰에서 이통 3사로 유출됐다. 전년 동월 대비 유입 건수는 약 8% 감소했고, 유출 건수는 약 12% 증가한 셈이다.
통신업계는 이 같은 알뜰폰 가입자 유출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단말기유통법(단통법) 폐지 이후 통신 3사의 보조금 지원이 늘었고, 구독 상품을 결합한 요금제도 확대되면서 알뜰폰 유출이 증가하고 있다”며 “일부 알뜰폰 업체는 가격 경쟁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연말부터 최근까지 세종텔레콤, 오파스모바일 등 4개 업체는 알뜰폰 서비스를 종료하고 사업 매각을 추진 중이다. 알뜰폰 전문 업체는 문을 닫는데 은행들은 알뜰폰 사업에 새로 뛰어든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외부에서는 밥그릇 싸움으로 보겠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생존 그 자체”라며 “5G 도매대가 인하 등 알뜰폰 정책이 현재 이동통신 3사의 논리와 금융권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어 시장 왜곡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알뜰폰 업계는 이미 가입자 수가 정점을 지나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고객 유치 경쟁이 더욱 격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알뜰폰 업체들도 아이폰·갤럭시 신형 출시 시점에 맞춰 이벤트를 벌이고, 구독 상품과 결합한 요금제 등을 내놓고 있다”며 “국내 알뜰폰 업체 수는 점차 줄고 있는데, 남은 업체들끼리 고객만 뺏고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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