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안화 고시환율, 19개월 만에 7.2위안 돌파…트럼프 맞서 '위안화 절하' 만지작

  • 블룸버그 "인민은행, 위안화 절하에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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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 위안화 고시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7.2위안을 넘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폭탄관세'에 맞서 중국이 위안화 절하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커졌다.

8일 중국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거래)센터는 위안화의 달러당 기준 환율을 전 거래일 대비 0.0058위안 올린 7.2038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2023년 9월 이후 1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작년 9월까지만 해도 달러당 7위안에 근접했던 위안화 환율이 7개월 만에 3%가량 절하된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에 대해 “인민은행이 위안화 평가절하에 대해 ‘청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위안화 약세는 트럼프발(發) 관세전쟁으로 압박을 받고 있는 중국 수출의 매력도를 높이기 위한 옵션으로 여겨진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중국 기업의 수출 가격도 낮아져 관세 영향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달러 약세를 꾀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타격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위안화 가치가 급격하게 약화되면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자본 유출 문제도 심화된다. 또한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그렇다고 환율 방어에 나서면 수출이 위축돼 이미 침체된 경제에 더욱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 통제에 신중하게 움직이는 이유다.

다만 최근 트럼프의 고관세 위협에 맞서기 위해 ‘위안화 평가절하’ 카드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중국에 지난 2월과 3월에 각각 10% 추가 관세를 부과했고, 오는 9일에는 34%의 상호관세까지 추가된다. 이로써 중국은 총 54%의 추가 관세를 부과받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는 이날 중국이 미국에 대한 보복 관세를 철회하지 않으면 50%의 관세를 중국에 추가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중국도 같은 수준의 보복 관세와 광물 수출 통제 등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미·중 무역합의 가능성은 낮아지고,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는 관측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BNP 파리바 SA의 주왕 중국 외환 및 금리 인상 책임자는 “지난 금요일(4일) 중국의 강력한 보복 이후 중국이 결국 통화 가치를 평가절하할 것이라는 시장 기대가 높아졌고, (평가절하) 압박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위안화 가치가 곧 급격하게 추락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웰스파고는 위안화의 가치가 2개월간 최대 15% 하락할 시나리오를 제시했고, 제프리스도 최대 30%의 위안화 절하폭을 예상했다. 

다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보수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쿤 고 아시아 리서치 책임자는 “인민은행이 추가 평가절하를 용인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일회성의 대규모 평가절하보다는 계산된 방식으로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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