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관세 장벽' 강조한 트럼프, EU 공산품 무관세 제안에 "불충분"

  • 트럼프 "관세 만큼 비관세 장벽도 큰 부분"

  • 백악관 "비관세 사기 중단이 협상 포인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의 공산품 무관세 제안에 대해 “충분하지 않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상호관세 부과에 대해 다수 국가가 무역 협상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가 전부가 아니라 환율 조작, 보조금 등 비관세 무역 장벽이 중요한 문제로 남았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방미 중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EU가 미국 공산품에 대해 무관세를 제안한 것이 충분한지를 묻는 말에 “아니다. 그렇지 않다”라고 답했다.
 
앞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한 요나스 가르 스퇴르 노르웨이 총리와 공동회견에서 “미국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며 “실제로 (미국 측에) 상호 무관세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은 이어 열린 별도 기자회견에서 자동차를 포함한 모든 공산품이 상호 무관세 적용 대상이라고 확인했다.
 
EU는 현재 미국산 자동차에 10% 관세를 부과한다. EU산 자동차는 미국 수출 시 2.5%로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율을 적용받다가 이달 3일 미국의 자동차 관세 발효로 25%포인트가 추가돼 27.5%로 인상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국가가 당장 관세를 없애고 싶어한다”며 “관세는 큰 부분이지만 거기에는 다른 큰 부분이 있고 그것은 (비관세 무역) 장벽”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EU에 대해 “그들은 20피트(약 6m) 위에서 차에 볼링공을 떨어트린 뒤 (차에) 흠집이 생기면 ‘팔 자격이 없다’고 한다”며 “이들이 이런 규칙과 규제를 만든 단 한가지 이유는 (다른 나라가) 그들 나라로 물건을 보내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비관세 장벽에 대해 “그들은 어떤 것도 팔기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또 EU가 형성될 때부터 미국에 대응해 무역에서 독점적 상황을 만들었다며 “그것은 공정하고 상호적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EU에 3500억 달러의 적자가 있는데 그것은 곧 사라질 것”이라며 “그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이 우리에게서 에너지를 살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백악관도 비관세 장벽에 대한 조치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은 이날 미 CNBC에 출연해 베트남이 미국에 관세를 제로화하겠다고 제안한 것에 대해 “그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중요한 것은 비관세 사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포인트는 우리와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누구든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것에 대해 말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그들이 해야 하는 것은 모든 부정행위를 중단하겠다고 우리에게 말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나바로 고문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에서도 “심각한 문제는 비관세 무기 공세”라며 환율 조작, 부가가치세 왜곡, 덤핑, 수출 보조금, 국유 기업, 지식재산권 도용, 차별적인 제품 표준, 쿼터, 불투명한 라이선스 제도, 부담스러운 통관 절차, 데이터 현지화 의무 등을 열거했다.

한편 트럼프 경제팀은 보복관세 피해를 보게 될 미국 수출기업들을 위해 세제 지원책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이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