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3분기 중 중국 단체관광객에 대한 한시적 비자 면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세부안은 4월 중 발표되며 국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시행될 예정이다. 정부가 중국 단체관광객 대상 비자 면제를 추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중국 관광객이 내수 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그동안 중국 관광객은 제주도에만 비자 없이 30일간 체류할 수 있었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460만명으로, 전체 인바운드(국내 유입 관광) 국가 중 1위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100만명 증가하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0.08%p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고 추산했다.
면세점업계는 정부의 중국 단체관광객 한시적 비자 면제 결정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현재 국내 면세점업계는 경기 침체와 고환율 등의 영향으로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면세점들은 침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2월 면세점 방문객은 210만명으로 지난해보다 1.7% 감소했다.
이에 면세점들은 수수료 부담이 큰 보따리상(다이궁) 대신 개별 관광객 대상 마케팅 강화 채비에 나섰다. 앞서 다이궁과 거래 중단을 선언한 롯데면세점은 1월 초 마케팅부문을 신설하고, 산하에 그룹 투어팀(GT팀), 개별관광객(FIT) 팀, 커뮤니케이션팀을 배치해 고객 세분화 타깃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대만 암웨이그룹 임직원 1000여명 단체 방한을 시작으로 중국 크루즈 단체관광객 등 총 8500여명의 외국인 단체 관광객을 유치했다. 부산을 방문한 대형 크루즈 단체관광객 3000여명도 부산점으로 불러 모으는데 성공했다. 이달 1일에는 부산관광공사와 전략적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롯데면세점은 추후 인센티브·크루즈 단체관광객 등 외국인 관광객을 매월 최소 1만~2만명을 꾸준히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면세점은 프리미엄 단체 관광객 확보에 주력한다. 지난달에만 중국, 태국 기업의 포상 단체관광객 2000여명이 방문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올해 말까지 5만명 이상의 고부가 단체관광객을 유치한다는 목표다. 여행사와의 협업으로 진행되는 의료·뷰티 관광 프로그램으로도 월평균 400명 이상, 연간 5000명 이상의 고객이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인원보다 구매액이 높은 프리미엄 비즈니스 관광객이 매장 혼잡도는 낮고 매출 효율은 더 높다"면서 "3분기 중국 유커 비자 면제가 적용되면 업계에도 활기가 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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